[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국내 연구진이 기존 유기 전해질 시스템의 안전성을 높여 배터리 열폭주를 막는 해법을 찾았다.

고려대학교는 유승호 교수팀이 인(Phosphorus) 기반 난연성 첨가제를 활용해 기존 유기 전해질 시스템의 안전성을 높이고, 배터리 폭발의 주요 원인인 열폭주 현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 온라인에 3월 26일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명은 <Phosphorus-based flame-retardant electrolytes for lithium batteries>이다.
최근 전기자전거나 전동킥보드 등의 소형 모빌리티 기기에서 충전 중 폭발이 발생하는 등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열폭주(Thermal Runaway) 현상으로, 외부 충격이나 과열로 인해 배터리 내 화학 반응이 가속되면서 자가 발화나 폭발로 이어진다. 특히, 리튬이온배터리에 사용되는 카보네이트계 유기 전해질은 상온에서도 쉽게 인화돼 직접적인 발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난연성 전해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발된 난연성 전해질은 대부분 불소계 고농도 염이나 다량의 불소 원자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높은 비용과 배터리 성능 저하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유승호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고 자기소화능력(Self-extinguish)이 우수한 인 기반 난연 첨가제들을 소개하며 전해질의 난연성 확보를 위한 새로운 설계 방향을 도출했다.
인계 화합물은 적은 양으로도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연소 시 발생하는 독성이 적어 배터리 안전성 확보에 유리하다. 또한, 전해질의 물리적 특성이나 전기화학적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작아 배터리 성능 저하 우려가 낮고, 낮은 비용으로 제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닌다.

유 교수 연구팀은 다양한 인계 첨가제의 구조별 특성과 작용 기작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실용화 가능성 및 소재 개발 방향까지 제시했다. 이를 통해 리튬 배터리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실질적인 해법을 도출했다.
고려대학교 유승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배터리의 난연성과 계면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첨가제 설계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라며, “이를 기반으로 인계 첨가제의 활용도를 넓혀 향후 차세대 전지 시스템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원천기술국제협력개발사업(이차전지 국제공동연구)와 개인기초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