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협의 없는 일방처리 유감"...이재명 대통령에 면담 요청

[인더스트리뉴스 김희선 기자] 국회가 공석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상임위원장을 27일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협치 파괴”라고 비판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본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여야는 상임위원장 선출로 갈등을 이어왔다.
국민의힘은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 예결위원장을 선출하는 것은 동의했으나 나머지 상임위원장은 추가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상임위원장 선출 일정을 최소 일주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우 의장은 더 이상 늦추기 어렵다며 양당의 의견을 조율하고 국회 정상화를 위해 협의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송 원내대표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우 의장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수용했다. 이에 송 원내대표와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가 우 의장에게 선출을 반발하며 항의했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개의 전 자리를 이탈했다.
이에 민주당 주도로 4개 상임위원장이 선출됐다. 투표에는 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등을 포함해 모두 171명이 참여했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 떠나버려 마음이 편치 않다”며 “지난 6개월 국민이 감내한 것을 생각하면 상임위 구성 하루빨리 매듭지어야 한다. 추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임위원장 재배분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22대 국회 초 원 구성 당시 정해진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했다.
선출된 상임위원장들은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이다. 법사위원장에 이춘석 의원, 예결위원장에는 한병도 의원, 운영위원장에는 김병기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는 김교흥 의원이 선출됐다.

한편 국민의힘은 본회의 종료 뒤 국회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정부·여당과 야당의 협치를 위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면담할 것을 요청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본관 로텐더홀 계단에서 민주당이 야당과 합의를 이루지 않은 채 본회의를 열고 공석인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것을 규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법제사법위원장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입각해 제2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정치란 본질적으로 소통하고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고 타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재명 정부는 오늘 다시 가져간 법사위원장 직으로 입법 기능을 틀어쥐고 사법부의 숨통을 끊어놓을 것”이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 대통령이 소통을 강조한 것이 빈말이 아니라 진짜라는 걸 보여달라”며 “이 대통령에게 국민의힘 의원과의 면담을 요청한다. 인원이 많다면 인원수를 제한해서라도 대통려이 면담을 할 것을 진심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