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경쟁환경 불확실성 지속...정교한 실행 전략 필요"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조주완 LG전자 CEO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과 경쟁환경을 경영활동의 상수(常數)로 두고 실행 전략을 정교화하는 데 주력하며 사업의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9일 LG전자에 따르면 조주완 CEO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시간 8일 올해 사업전략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조 CEO는 “가전구독이나 웹OS(webOS) 광고·콘텐츠 사업과 같이 시장 및 고객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사업방식의 변화 및 사업모델 혁신이 일정 부분 성과를 만들어 내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전에 없던 시장과 경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제는 전과는 다른 차원의 고민과 치열하고 정교한 실행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현재 경영현황을 진단했다.
LG전자가 중·장기 목표로 2030 미래비전을 제시한 2년 전과 비교하면 글로벌 시장의 수요회복 지연은 장기화되는 데 반해 트럼프 2.0을 필두로 한 주요국 통상정책 변화 등 지경학적(Geo-economic)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중국 업체와는 기존 가격경쟁에서 기술 경쟁으로 고도화되는 형국이다.
LG전자가 추진 중인 2030 미래비전은 가전 중심으로 혁신을 이어온 기존 사업을 모빌리티, 상업용 공간 등으로 확대하고, 수십여 년간 쌓아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 및 기술 역량을 계승해 고객의 다양한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골자다.
조 CEO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전히 다양한 기회가 시장과 고객에 존재한다”며 “변화의 가운데서도 변하지 않을 차별적 고객 가치를 중심에 두고 사업 전반에서 지속적인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LG전자는 2030 미래비전 달성이라는 전략 방향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사업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 변화에 맞춰 실행 전략을 재점검하고 지속가능한 성과를 창출하는 데 전사 역량을 결집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사업 잠재력 극대화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확대 ▲ B2B 사업 가속화 ▲신성장동력 조기 전력화 등의 방향 아래 2030 미래비전 달성의 기반을 다져오고 있다.
주력사업의 한계 돌파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한 구독, 온라인브랜드샵 등 사업방식 혁신은 고객 접점 확대 차원에서 강점을 더욱 극대화해 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저변 또한 본격적으로 넓히며 성장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구독 사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해 가격 위주이던 기존 경쟁구도를 탈피해 사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고객의 초기 구매부담을 낮추고, 생활 패턴에 맞춰 원하는 기간만큼 제품을 사용하고 사용 기간 제품에 최적화된 케어서비스 등을 받아볼 수 있다.
구독 기간 유지되는 무상서비스를 통해 LG전자는 제품을 판매한 이후에도 고객과의 접점을 유지하며, 제품 매출 외에도 추가적인 서비스 수익을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LG전자는 구독 사업의 핵심인 방문 케어서비스의 전문성을 높이고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며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구독 사업 매출액은 직전 년도 대비 75% 이상 성장해 2조원을 육박 당초 계획했던 1조8000억원을 상회했다. 2030년까지 구독 사업 매출을 2024년의 3배 이상 키운다는 얘기다.
데이터 기반 맞춤형 마케팅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브랜드샵도 성장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이 있던 지난해 11월 LG전자 온라인브랜드샵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매출액 규모를 현재의 5배 이상으로 늘리고, 전사 영업이익의 20%를 담당하는 핵심 사업모델로의 육성을 목표로 한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은 전 세계에 판매된 수억 대 제품을 플랫폼으로 활용해 고객에게 콘텐츠, 광고,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사엄이다.
B2B(기업간 거래)사업의 경우 LG전자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가속화해나가기로 했다. HVAC 사업 가속화를 위해 전담 ES(Eco Solution)사업본부가 새롭게 출범했다.
▲가정용 에어컨부터 ▲빌딩·학교·공공기관 등의 상업용 에어컨 ▲화석연료 보일러를 대체하는 히팅 솔루션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이자 국가 차세대 수출품목으로 지정돼 주목받는 칠러(Chiller)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와 고효율·고성능 원천기술을 앞세운다.
지역 특화형 솔루션 발굴을 위해 R&D부터 생산, 판매, 유지보수를 아우르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LG전자는 B2B 사업 성장에 속도를 더욱 끌어올린다. 오는 2030년 전체 매출에서 B2B가 차지하는 비중을 45% 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다. 지난 2021년 27% 수준이던 B2B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35%까지 올라갔다.
LG전자 미래기술 선행 R&D 포트폴리오를 ▲사업 잠재력 극대화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확대 ▲ B2B 사업 가속화 ▲신성장동력 조기 전력화 등에 초점을 두고 재정비한다.
CTO(최고기술책임자)부문은 소프트웨어, SoC(System on Chip), 인공지능, 로보틱스, 소재·부품, 표준, 차세대컴퓨팅, 클라우드·데이터 등을 8대 기반기술로 두고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의 원천기술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들어 중국 업체를 필두로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에 대비, ‘품질·비용·납기(Quality · Cost · Delivery)’로 대표되는 본원적·구조적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해 나간다.
올해부터는 이를 위한 CEO 주관 점검체계를 새롭게 구축한다. 각 사업본부 및 본사 조직은 ▲제품 및 기술(Product & Tech.) ▲제조 원가(Cost) ▲R&D 및 운영(Operation) 등의 영역에서 리더십 확보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CEO가 진척 상황을 직접 챙기기로 했다.
LG전자는 과거에도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CFO(최고재무책임자) 주관의 전사 워룸(War Room) Task를 운영하는 등 필요에 따라 전사 차원의 상시 점검체계를 운영해 온 바 있다.
LG전자는 내·외부 전문가들과 협력해 직면한 이슈별로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최적의 대응책을 찾는 ‘플레이북(Playbook)’을 준비, 외부환경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기회 발굴에 주력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외부환경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 차원의 투자는 흔들림 없이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지속적인 성장과 미래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계획중인 시설투자 및 연구개발투자 외에도 지분투자, 인수합병 등 미래성장 가속화 차원의 전략투자 재원 또한 적극 검토키로 했다.
앞서 LG전자는 포트폴리오 전환과 질적 성장을 위해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