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에 이어 테무도…가성비 업은 ‘C커머스’, 韓 시장 공략 본격화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5.02.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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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 핵심직군 한국인 채용 진행…직진출 준비에 공들여
통합 물류시스템 구축도 준비…韓 유통업체 위기감 팽배
중국계 온라인 쇼핑 플랫폼 테무가 한국 시장 직진출을 준비 중이다./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이른바 ‘C커머스(차이나 이커머스)’로 대변되는 중국의 거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사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나날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이미 안착한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어 테무까지 한국 시장을 노리며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계 온라인 쇼핑 플랫폼 테무가 한국 시장 직진출을 준비 중이다.

테무는 지난해 말부터 인사(HR), 총무, 홍보·마케팅, 물류 등 핵심 직군의 한국인 직원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인사 등 일부 직군은 이미 채용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테무는 한국 내 통합 물류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는 테무와 협업하는 복수의 통관업체에서 한국 내 '라스트마일'(주문한 물품이 고객에게 배송되는 마지막 단계) 물류를 담당해왔지만 앞으로는 본사 차원에서 공개입찰을 통해 계약을 맺은 한국 물류업체가 직접 배송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또 다른 중국계 온라인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 2023년 한국에 법인을 세우며 직진출한 바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2019년 처음 한국어 판매사이트를 열어 영업을 시작한 이후 지난 2023년 8월 한국법인인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설립과 사무소 개설, 같은해 하반기 한국 직원 채용 등의 현지화 절차를 거쳤다.

가성비를 내세운 알리익스프레스는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무 역시 지난 2023년 7월 한국어 판매사이트를 개설해 영업을 개시했고 지난해 2월 한국 법인 '웨일코코리아 유한책임회사'(Whaleco Korea LLC)를 설립하며 한국 시장 연착륙을 위해 공을 들여왔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테무 애플리케이션(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23만명으로 쿠팡(3302만명), 알리익스프레스(912만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한국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인 2023년 7월 이후 한 달 만인 같은해 8월(52만명) MAU와 비교하면 이용자 수가 17.5배로 폭증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테무가 알리익스프레스처럼 ‘한국 상품 전용관’ 등을 개설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경우 고객 확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C커머스’ 물량 공세에 韓 유통업체 위기감 팽배

이처럼 중국의 거대 이커머스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한국 온라인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면서 국내 이커머스 및 유통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심각한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C커머스의 공세는 한국의 영세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들을 생존 위기로 내몰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통신판매업체(인터넷으로 가구·가전·식품·의류 등을 판매하는 업체)는 총 9만4850개로 집계됐다. 폐업신고 수가 최고치였던 2023년(7만8580개)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1년 만에 20.7% 증가했다.

게다가 C커머스의 한국 진출 초기에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이 많았지만 소비 분야를 가리지 않는 C커머스의 물량 공세에 11번가·G마켓·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 등 국내 거대 유통업체들의 매출도 직접적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할수록 내수시장의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겨 결국 한국 유통시장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유통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소비자들의 욕구를 분석하고, 대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대안이 나온 것은 없다”며 “질적인 내용 등 다른 분야에서 차별점을 찾아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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