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1조원 ESS 입찰 '전면전'…中 배제 속 국내 3사 수혜 기대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5.07.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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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8년까지 23GW 사업, 총 40조원 규모…“첫 수주가 향후 판도 좌우”
비가격평가 비중 40%…국내 산업기여도·안전성·사업준비도 등이 승부처
(위부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사진= 각 사
(위부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사진= 각 사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가 모두 뛰어들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이번 사업은 총 540MW(메가와트) 규모로, 금액 기준 약 1조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해당 사업이 향후 2038년까지 약 40조원 규모로 이어질 장기 프로젝트이다 보니 이들 업체는 입찰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2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정부가 ESS 중앙계약시장 사업의 첫 번째 입찰을 마감한 가운데, 이달 내 이 사업 대한 우선 협상 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전북, 전남, 강원, 경북 등지에 총 540MW의 ESS를 설치하는 내용으로, 계약 업체는 여기에 들어갈 배터리 셀을 공급하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력거래소는 이번 사업자의 평가 기준을 ‘가격 평가(60점)’와 ‘비가격 평가(40점)’로 나눴다.

특히 비가격 평가에서는 ▲국내 산업 기여도(24점) ▲화재 및 설비 안전성(22점) ▲주민 수용성 및 사업 준비도(10점) 등 ‘정성 평가’ 항목이 높은 비중을 차지해 낙찰 여부에 결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처럼 평가 기준에서 국내 산업 기여도를 강조하면서 중국 업체들은 이번 입찰에서 사실상 배제됐다. 실제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이번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새롭게 발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2038년까지 총 23GW(기가와트)의 ESS를 설치할 예정이며, 사업 규모는 연평균 약 2조8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를 감안할 때 이번 첫 입찰은 단발성 사업이 아닌 장기적 시장 주도권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K-배터리 3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K-배터리 3사는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삼원계(NCA) 배터리를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화재 위험이 적은 LFP 위주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대량의 배터리 셀이 한 공간에 모이는 ESS 특성상 안전성이 중요한 만큼 화재 관리가 용이한 LFP가 ESS용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원계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에는 인공지능(AI) 기반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첨단 관리 시스템이 함께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이미지=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이미지=LG에너지솔루션

◆ LG는 앞서고 SK는 추격, 삼성은 내수 강점으로 반격

각 배터리사별로 보면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ESS용 LFP 시장에서 K-배터리 3사 중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활발하게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셀 대부분을 중국 난징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국내 산업 기여도 측면에서는 평가에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SK온은 경쟁사에 비해 ESS용 배터리 생산 경험이 부족한 후발 주자로 평가되지만, 국내에서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고 기술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아직 ESS용 LFP를 본격 생산하지는 않고 있어 생산 라인 개편 및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SDI는 주로 삼원계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면서 가격과 안전성 측면에서 다소 불리하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ESS용 배터리를 울산 공장에서 대부분 생산하고 있어 국내 산업 기여도와 지역 수용성에서는 강점을 지닌다. 또 안전성 강화 기술을 내세우며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각각 참여한 컨소시엄의 응찰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어 사실상 안전성 등 정성 평가 항목에서 우위를 점한 업체가 낙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국내 산업 육성 기조와 맞물려 중국 기업들이 입찰을 포기한 만큼 국내 배터리 3사 간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며 “이번 ESS 입찰은 단기적인 수익을 넘어 국내 배터리 산업 재도약의 발판이자 글로벌 ESS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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