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국민 대신해 일하고 있는 사람...숙고 필요한 시간”
당 지도부 “자진 사퇴론 나온 적 없어...극히 일부 의원 의견일 뿐”

[인더스트리뉴스 김희선 기자] 보좌진 갑질 논란부터 직장 괴롭힘 등 여러 의혹에 휩싸인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거취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자들의 입장에서 온도차를 보였다. 정청래 의원은 ‘곧 장관님’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고 박찬대 의원은 신중함을 드러냈다.
먼저 정 의원은 강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정 의원은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다음날인 15일에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가족부 강선우 곧 장관님, 힘내시라"며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메시지를 게재했다. 정 의원은 "발달장애 딸을 키우는 엄마의 심정과 사연을 여러 차례 들었었다”며 “강선우는 따뜻한 엄마였고, 훌륭한 국회의원이었다"고 했다.
정 의원이 강 후보자를 응원하는 배경으로는 강성 지지층 표심을 쫓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정 의원은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55%)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박 의원은 18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는 국민을 대신해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며 "저도 개인적으로 강 의원에 대한 지지는 있지만 제가 가진 정치적 신념, 정부와 대통령의 생각, 국민의 마음 이 세 가지를 잘 판단해서 옳은 결정을 내려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아직은 숙고가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권을 두고 경쟁하는 정 의원이 강 후보자를 지지한 것에 대해 "저도 개인적으로는 강선우 의원에 대한 지지는 있다"면서도 "우리는 국민을 대신해 일하는 사람으로서 동료의원의 마음과 국민들의 마음, 인사권자의 마음을 고루 생각해야 한다. 이게 여당 대표가 되고자 하는 사람의 자세"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나의 정치적 신념, 정부와 대통령의 생각, 그리고 국민의 마음 이 세 가지를 잘 판단해서 옳은 결정을 내려야 하지 않는가. 그래서 아직은 숙고가 필요한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의 당대표 경선 지지층에 따라 강선우 후보자의 갑질 의혹에 대한 반응도 다르게 나오고 있다는 해석이 있다. 정 의원은 당내 강성 당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들은 강선우 후보자 문제가 국민의힘 정치 공세에 따른 '희생양'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여론 눈치를 보지 말고 강 후보자를 지지하자는 것이 당내 강성 당원들과 정청래 의원 관점인 것이다.
반면 민심과 중도층의 의견도 고려해야 하는 대통령실은 강선우 후보자 처리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찐명계'인 박찬대 의원 또한 대통령실과의 '공조'가 중요하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강 후보자를 '쉴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양측의 강 후보자 처리에 대한 온도차는 전당대회에서의 필승 전략과도 직결된다.
정 의원은 대통령실은 국가운영에만 집중하고 당이 개혁과 쇄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박찬대 의원은 국가운영과 개혁 작업 모두 대통령실과 당의 당대 협력과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양측의 시각 차이가 전당대회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앞서 강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에게 자택 쓰레기 처리나 변기 수리 등 사적 업무를 시켰다는 갑질 의혹에 휩싸였다. 그 외 임금 체불, 직장 괴롭힘 등 강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쏟아졌다.
당 지도부는 후보자에 대한 자진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문진석 당 운영수석부대표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에서) 한 번도 자진 사퇴론이 나온 적이 없다"며 "극히 일부 의원들의 의견이고 지도부 차원에서 자진 사퇴론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후보자 거취에 대한 결정은 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를 마친 강 후보자의 최종 임명 여부는 이제 이재명 대통령 결단에 달렸다. 의혹과 여론, 당내 입장차가 얽힌 상황 속에서 대통령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