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영 국호부의장 면담 ‘고용불안’ 호소…”국익 차원 개입 필요, 지속적인 관심 요청”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문병국 고려아연 노조 위원장은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강탈한다면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총파업을 포함해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저지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 일터를 지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20일 고려아연 노조에 따르면 문 위원장은 최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김준영 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고려아연 노조는 간담회에서 금속노련과 한국노총 차원의 적극적인 지지와 연대 투쟁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노조측은 먼저 “고려아연 사태는 단순한 회사 간 분쟁이 아니라 일자리 위협과 고용불안에 내몰린 절박한 고려아연 노동자들의 생존권 문제”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최근 본사 임직원 2000명(응답자 60%)을 대상으로 무기명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용 불안을 느끼거나 이직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이 59.6%에 달했다.
‘지속적인 언론 노출과 주변의 관심 및 우려가 급증하면서 심리적 부담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응답자 비율은 무려 70%(72.8%, 855명)를 훌쩍 넘어섰다.
고려아연 노조는 “MBK는 우리나라에서 기업들을 인수하고 알짜 자산 매각과 일자리 구조조정, 배당 등을 통해 이익을 빼가며 노동자와도 충돌했던 사회적 지탄을 받던 단기 투기자본의 끝판왕"이라며 "안정적인 경영과 노사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알짜’ 고려아연을 무작정 빼았겠다는 심보”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 노조는 특히 MBK의 단기 투기자본의 경영방식에 의해 많은 노동자들이 고통을 호소해온 홈플러스 사태를 거론하면서 노동운동이 MBK와 같은 투기자본의 행위를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고, 한국노총 측에 연대투쟁을 제의하기도 했다.
노조는 더 나아가 국회 차원의 지속적 관심과 지지를 요청하며 외연을 확장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문 위원장은 지난 19일 국회를 방문해 이학영 국회 부의장을 면담하고 ‘투기자본 MBK의 고려아연 적대적 M&A 중지 촉구 건의서’를 전달했다.
노조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올해 7월 발의한 ‘국민연금법 일부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건의하는 한편, 이번 사태가 하루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정부당국과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려아연 노조가 국회 통과를 촉구한 국민연금법 일부개정안은 지난 7월 민주당 박희승 의원을 비롯해 김영진, 정준호, 한정애, 서영교, 이기헌 의원 등 11인이 발의한 법안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기금을 관리하고 운용할 때 복지사업 및 대여사업과 기금의 본래 사업 목적 수행을 위한 재산의 취득·처분을 제외한 모든 투자에 대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고려하도록 의무화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고려아연 노동조합 관계자는 “투기자본 MBK가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을 인수하려는 시도에 대해 정치권과 지역사회, 노동계까지 각계각층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는 만큼 더욱 힘을 내고자 한다”며 “상급단체 및 국민들과의 연대, 총파업을 포함한 어떠한 희생이 있더라도 적대적 M&A를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