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심병' 확산…지원자도 채용자도 '골칫거리'
  • 김기찬 기자
  • 승인 2025.04.0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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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채용 담당자 76% "AI 때문에 지원자 참모습 평가 어려워"
"AI 부정행위 실제로 봤다"…화상 인터뷰 '딥페이크'까지 동원
AI 감지 도구 쓰자니 억울한 피해자 생겨…"사람이 써도 의심"
생성형 AI로 생성한 'AI 생성 지원서에 스트레스 받는 채용 담당자'./사진=생성 AI
생성형 AI가 생성한 'AI 생성 지원서에 스트레스 받는 채용 담당자' 이미지. 이같은 사진 조차 AI가 만들어낸 사진을 자연스레 사용할정도로 세상이 AI중심으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사진=생성 AI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업무·학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학생과 인사채용 담당자 등 일부 직군에서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채용, 과제 발굴 및 평가 등의 과정에서 AI가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아 응시자의 진짜 실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지면서 인사 채용자 등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7일 AI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커리어 지원 플랫폼(기반 서비스) '레주메지니어스'는 미국의 채용 담당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AI 때문에 지원자의 참모습(authenticity)을 평가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답한 채용 담당자가 무려 76%에 달했다.

'지원자가 지원서류에 AI 도구를 쓸까 봐 걱정된다'는 답변도 58%로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AI 덕분에 채용 절차의 효율성이 좋아졌다'(답변율 78%)와 'AI로 더 좋은 후보자를 찾을 수 있었다'(75%) 등 긍정적 평가도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채용 현장에서는 신기술의 혜택과 부작용이 뒤엉켜있을 뿐 아니라 상반된 두가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혼란현상이 극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채용 담당자들이 '자기소개서나 추천서를 AI로 생성해 제출하는 경우'를 실제 겪었다는 답변도 47%로 거의 절반에 육박했다.

'포트폴리오나 창작물을 AI로 만들어 내는 경우'(35%)와 '채용에 참고할 수 있는 링크드인이나 그 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프로필을 AI로 생성하는 경우'(33%)라는 답변 빈도도 높았다.

'온라인 업무역량 테스트에서 AI를 써서 부정행위를 하는 일을 겪었다'는 답변은 29%였고, '원격 화상 인터뷰 때 지원자가 딥페이크(AI로 거짓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 기술을 쓰는 것을 봤다'는 답변도 17%에 이르렀다.

AI 도입률이 높은 한국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기업 인사채용 시, 과제 제출 시 AI 감지 도구나 시스템을 역으로 돌려보고 확인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부정행위를 잡기 위해 AI 감지 도구를 도입하는 방식도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수 없다는 점에서 해결책이 될수는 없어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보고서 내용을 인터넷을 참고해 직접 작성했는데 AI 검사 프로그램에서 AI가 쓴 글일 확률이 95%나 됐다고 나오는 것으로 보고 깜짝 놀랐다"든지 "너무 억울하다"는 등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또 "자기소개서를 쓸 일이 있어 손수 작성했는데 AI 100%가 떴다"며 "평소 자기소개서나 면접은 진실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맞춤법 검사기까지 돌려가며 열심히 작성했는데 AI 감지 도구에서 'AI 작성 100%'가 나올 줄은 몰랐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이 올라오기도 했다. 

AI가 쓴 글처럼 보이지 않게 자기소개서나 보고서, 과제 등을 '일부러' 수정해야 하는 상황도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AI 업계 등에서는 AI 사용 여부보다는 지원자가 결과물에 대해 '지적 통제권'이 있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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