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편의 위해 높게 나타난 것일 뿐, 의미 없어”
“‘부정선거론’으로 국힘 지지층 사전투표 포기 현상 나타나”
높은 사전투표율이 본 투표율까지 이어질지 관심

[인더스트리뉴스 김희선 기자] 주요 대선 후보들이 사전투표 첫날에 투표를 마친 가운데, 첫날 사전투표율은 19.58%로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높은 사전 투표율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유불리를 따지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1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9일 최종 투표율이 19.58%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배경으로 사전투표 제도 정착과 편의성 등이 꼽힌다.
2013년 도입된 사전투표는 전국 어디서나 가능하고, 젊은 층과 맞벌이·이동이 잦은 유권자들의 참여가 늘고 있어 본투표보다 사전투표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대선의 사전투표 비율은 지난 2022년 대선과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치러진 22대 총선의 사전투표율은 31.28%로, 본투표율(35.72%)과 4.44%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또한 올해 유권자들의 관심과 참여 의향이 높아 35~40% 수준의 사전투표율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사례를 보면 진보층이 사전투표를 많이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건 법칙이 아니다”라며 “사전투표율이 올라가는 것은 유권자들의 편의를 봐주는 것이며 여러 상황에 따라 올라가는 것일 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첫날부터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을 두고 정치권은 각각 자신의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지역별로 호남권이 가장 높았고 대구·경북의 투표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경북의 사전투표율은 지난 20대 대선보다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상반된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민주당은 내란 종식을 위한 정권 교체 열망이 높은 민심의 결과로 해석했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지난 29일 서면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사전투표와 본투표의 참여를 독려했다.
국민의힘은 투표율이 높아야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도 동반 상승할 수 있다고 해석하며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대구·경북 지역의 낮은 사전투표율에 대해 선관위 사전투표 관리 부실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의견과 동시에 사전투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김문수 후보가 최근 사전투표 독려로 입장을 번복하면서 지지층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보수 지지층 결집을 통해 본투표에 대한 기대감을 예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선거관리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29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대구·경북은 늘 다른 지역보다 본 투표율이 높았다”며 “본 투표에서는 전국 투표율보다 높게 나오리라 생각하고 국민의힘에 압도적 지지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대해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일반적으로 정권심판론 때문에 사전투표율도 높다는 의견이 있지만, 그 속에 보수층도 숨어 있을 수 있다. 그동안 여론조사 집계에서 의견을 표출하지 않았던 샤이 보수층이 사전투표에 적극 응했을 경우 김문수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선 사전투표율 향방을 두고 전통적으로 높은 사전투표율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고 바라보는 시각은 상존한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높은 사전투표율과 관련한 유불리에 대해 “민주당에 유리하다”라며 “왜냐하면 지금까지 사전투표는 민주당 쪽 분들이 많이 투표했고 호남 쪽에서도 투표율이 높게 나왔다. 부정선거론 때문에 국민의힘 지지자나 주요 지지 기반인 영남권에서 투표를 안하기 때문에 사전 투표는 민주당에게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장 소장은 하락세를 보인 대구·경북 투표율이 김문수 후보의 사전투표 입장 번복 영향이 미쳤는가에 대해 “김문수 후보 자체가 부정선거론자이기도 하고, 선관위 부정 투표와 관련된 게 있으면 밝혀야 된다라고 얘기한 적도 있고, 어제 선관위에서 관리 부실로 투표용지 외부 유출 등이 발생했는데 이러면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투표를 포기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해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에 대해 '의미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그는 보수.진보가 각자 상황에 따라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평가하는 부분에 대해서 “전부 다 정략적 발언이다. 합리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어쩌면 본투표율도 높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했다.
박 평론가는 “이러한 가능성은 이번 선거는 내란과 탄핵 이후에 이루어진 조기 대선으로, 정권 심판이다. 즉 이번 선거의 기본적인 프레임은 ‘심판’”이라며 “국민들이 심판을 상대로 호응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전체 투표율까지 높아질 수 있을지 유권자들과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