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토스보험 노조 vs 토스인슈어런스 '진실공방'
  • 김은경 기자
  • 승인 2025.05.2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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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 "고객의 단순 민원에 일방적으로 영업활동 제한하고 강제 해촉까지" 
토스인슈어런스 "원칙대로 진행하고 있을 뿐 노조측 주장은 사실과 달라"
23일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토스인슈어런스지회가 토스 본사가 위치한 강남구 역삼동 캐피탈타워 앞에서 '토스인슈어런스 부당행위규탄 기자회견'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 사진 = 김은경기자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토스인슈어런스 보험설계사 노동조합이 GA(법인보험대리점)업계 최초로 노조를 설립한 후 첫 번째 행동에 나섰다. 보험설계사의 부당 해촉 등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토스와 단체교섭에 뛰어든 것이다. 다만 토스인슈어런스는 노조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다. 토스를 둘러싸고 때아닌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노조 측 "고객 단순 민원에 일방적인 영업활동 제한에 강제 해촉까지" 

토스인슈어런스 노조(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토스인슈어런스지회)는 2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비바리퍼블리카 본사 앞에서 '토스인슈어런스 부당행위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토스인슈어런스 경영진이 보험설계사에 대한 노동권 침해, DB(고객 정보)공급가격 80%인상, 시책 변동 일방적 통보, 일방적인 계약 해지 등 부당행위를 했다며 단체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노조는 "고객들의 단순 민원을 빌미로 영업활동을 제한하고, 나아가 강제 해촉까지 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보험 판매 후 13개월에 지급해야 하는 시책금 등 보수를 설계사가 해촉당했다는 이유로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회사가 이익을 늘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노조측은 이어 "설계사가 맹장염으로 복부에 물이 차서 수술한 것에 대해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해촉한 경우도 있다"며 "영업을 위한 DB 공급 가격도 회사 마음대로 올리고, 고객의 일방적인 불만으로 인한 영업제한조치에 이어 임직원과의 관계에 따라 정해진 기준이 없이 설계사마다 DB 공급에 차별을 두며 내부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스인슈어런스에서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A씨는 "토스가 저를 강제 해촉하는 바람에 제가 피땀 흘려 노력해 모집한 보험 계약을 모두 회사에 두고 나온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스는 제가 모집했던 본 계약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으면 되레 환수 수수료를 저보고 내라고 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제가 부당한 일을 저질렀다면 해촉을 당해도 할 말이 없지만 저는 명백히 해촉을 당할 만한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도 누구는 강제 해촉이라는 최고 중징계를 받았고, 누구는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회사 측의 징계 자체가 뚜렷한 기준도 없이 자의적으로 단행됐다는 주장인 셈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지난 2월 6일 노동조합을 결성한 뒤 토스인슈어런스지회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설문조사에 참여한 설계사(600명) 중 64%의 설계사들이 회사의 부당행위, 불공정행위로 인해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설문조사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과도하고 부당한 제재 금지 ▲DB가격의 일방적인 인상 금지 ▲위촉계약서 등 각종 회사 규정의 일방적 변경 금지 등을 언급했다. 

23일 홍운기 토스인슈어런스지회 지회장이 토스 본사가 위치한 강남구 역삼동 캐피탈타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김은경기자

토스인슈어런스, "원칙대로 진행하고 있을뿐"

토스인슈어런스는 이같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토스인슈어런스는 입장문을 통해 "토스인슈어런스는 소비자보호를 실현하기 위해 업계에서 유례없이 엄격한 잣대를 지키고 있다"며 "보험업법,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내부규정 등 원칙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측은 특히 "일례로 최근 토스인슈어런스는 소속 설계사 1명을 고지의무 위반으로 해촉 결정한 바 있다"며 "다만 해당 설계사가 모집한 고객은 타 보험대리점에 보험설계사 코드가 있는 보험설계사 신분이었고, 따라서 보험 가입 시 직업을 '타사 보험설계사'로 고지해야 했으나 '회사 사무직'으로 고지의무를 위반해 동일 계약자와 약 20건의 계약을 한 사례였다"고 경과를 설명했다.

사측은 "이는 설계사의 실수가 아니라 판단·의도가 반영된 불완전판매였고, 이에 대해 오직 소비자보호를 위해 그 대상이 누구든, 어떤 코스트를 감수하더라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회사의 의지"라고 역설했다.

사측 관계자는 이어 "토스인슈어런스는 무분별한 해촉을 스스로 경계하면서도 소비자보호를 위한 퀄리티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또 다른 논란이 된 설계사 'DB 가격' 인상 논란에 대해서도 "토스인슈어런스는 설계사 중심의 DB 운영 정책을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회사측은 "소속 설계사에게 매월 일정 수량의 보험상담 DB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추가 수요가 있는 경우에만 소정의 비용으로 제공한다"면서 "이는 설계사별 DB 수요에 따라 형평성 있게 배분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조치이며, GA업계 내에서도 최소 수준의 유상 전환 사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각에서 ‘DB 공급 가격을 회사 마음대로 올리기도 하고, 정해진 기준도 없이 공급 기준에 차별을 둔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또한 조직별 사업구조에 따른 차등적 운영으로 설계사에 따른 차별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스 인슈어런스 보험설계사 부당해촉 팻말. / 사진 = 김은경기자

토스인슈어런스는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GA(법인보험대리점)인 토스인슈어런스는 지난 2018년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영업으로 출범했다. 하지만 대면 영업 위주인 보험 영업시장에서 비대면 영업의 한계를 느끼고 2022년 2월 대면 영업을 시작했다.

토스인슈어런스에 설계사 노조가 들어선 시점은 올해 2월이다. 당시 설계사들은 조병익 대표의 직영 중심 확장 전략에 대응하겠다는 것을 노조 설립 이유로 들었다.

GA는 크게 자사형, 직영, 지사형 등 세 가지로 나뉜다. 토스인슈어런스 일부 설계사들은 사업가 지점장 형태로 위촉했지만 토스인슈어런스 경영진 측이 직영점으로 이동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토스 내부 규정에 따르면 기존 사업가형 조직에 있던 지사장이 직영조직으로 이동할 때 해촉을 해야 하고, 다시 직영조직으로 오게 되면 재위촉해야 한다. 이 경우 고용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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