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단일화 추진 분위기 여전..."단일화 아닌 중도층 표심 공략해야"

[인더스트리뉴스 김희선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율이 좁혀지는 추세다. 이재명 후보는 한때 50%대에 안착하는가 했지만 최근의 여론조사 지표는 4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보수 결집의 흐름이 나타나면서 지지율이 상승하는 추세다.
최근 박지원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대선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5% 미만으로 더 좁혀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도 막판 보수층의 결집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이에 대비해왔다. 특히 민주당은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단일화에 대비해 새로운 전략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한때 '압도적 승리'를 외쳤지만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지지율 격차가 근접 흐름을 보이자 선거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애초 내란세력 척결 등 진보진영 소구력을 높이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최근 들어 중도 통합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그런데 일부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이재명 후보의 서울 지역과 20대 지지층의 지지율 약세는 눈여겨 볼 대목이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서울 지역(33.4%/11.6%포인트↓)과 20대(27.1%/8.2%포인트↓)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후보의 특정 지지율 약세에 대해 “서울 지역 지지율 하락세 같은 경우에는 강남, 용산 등 부동산세에 부담이 엄청 많다. 노무현과 문재인 정부 때 실패한 부동산 정책으로 상속세, 부동산세 인상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이재명 후보에게도 그런 부담감이 작용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또한 “20대 청년 같은 경우에는 ‘돈’ 아니면 안되는 세상이다. 특히 20대 남성 같은 경우에는 여성들보다 더 위기감이 크다”라며 “20대 절망은 분노가 돼서 여자들보다는 2030 남자들이 조금 더 극우에 쉽게 휩쓸리는 성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2030 남성 세대들의 '우익 편향성'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상대적 지지율 약세로 나타난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서울 지역과 20대 지지층에서 약세를 보였왔던 만큼 중도층 지지 확대를 위해 나서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후보가 특정 지지율 약세로 김문수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지만 대세 안정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에서 진행되는 모든 여론조사 추이 결과를 집계한 MBC 여론조사M을 살펴보면 5월 24일 기준 종합 지지율에서 이재명 후보가 46.8%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김문수 후보가 37.8%, 이준석 후보가 8.7%을 기록했다. 김문수,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합산이나 가상 양자 대결 구도에서 여전히 이재명 후보 지지율을 넘어서는 '극적인 반전'은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최근 한국갤럽연구소가 KPI뉴스 의뢰로 지난 20일부터 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21대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전화조사원 인터뷰(CATI))한 결과 이재명 후보 45%, 김문수 후보 36%, 이준석 후보 10%로 집계됐다. 이재명 후보는 직전 조사 대비 6%포인트 하락했고 김문수 후보는 10%포인트 상승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9%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일각에서는 좁혀진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에 대해 보수 과다 표집에도 영향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진보 성향 응답자들보다 보수 성향의 응답자들이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응답해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더 크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보수층이 정권을 이재명 후보에 넘겨줄 가능성이 높아지자 위기감이 커지면서 여론조사 응답에도 적극 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직후 여론조사에서 진보층이 위기감을 느끼면서 응답률이 높았던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하지만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론조사에서 발표되는 주관적 정치 성향은 상대적인 것으로, 과표집 문제보다는 활동성이 어느 진영이 더 강해졌는가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보수 과표집보다는 특정 진영의 결집 강도에 지지율 격차도 더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또한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여론조사는 정치 상황이 다르고 표집이 다르기 때문에 오차 범위 안에는 사실 별 의미가 없다”라며 “우리는 보통 선거를 앞두고 각 지지층이 한쪽으로 집중되면서 쏠릴 수 밖에 없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더 불안하니까 쏠리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흐름이 읽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원인은 여러가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문제는 지지율 격차 변화에 따라 2위 후보의 역전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에 대해 “중도(청년들/30대 여성들/충청)를 구성하는 것이 이제 누구냐가 선거 전략에서 중요한 것”이라며 “각 후보들이 중도층 표심을 얼마나 가져가서 각자 지지율을 올리는지 이게 대통령 선거의 경쟁력으로 역전의 가능성에 가까워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여전히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기대감을 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 선긋기에도 국민의힘은 일방적으로 단일화에 매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평론가는 “단일화가 되면 이길 것처럼 얘기를 하고 있는데 단일화가 아닌 중도층 표를 얼마나 더 가져오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10%의 이상의 중도층 표심를 가져올 수 있는 선거 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가 막판 역전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중도층의 표심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후보는 여전히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대해 일정한 선을 그으며 우익세력과 동행하려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김 후보의 어정쩡한 태도에 대해 중도층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것이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막판 주요 변수로 보인다.
이번 기사에서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