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불안 완화, 동북아 슈퍼그리드 논의 활발
[인더스트리뉴스 박관희 기자] 몽골에 태양광, 풍력단지를 짓고 중국과 한국, 일본 서부를 해저전력망으로 연결해 전기를 공유하는 동북아 슈퍼그리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주 강경화 외교통상부장관이 중국과 러시아, 일본과 몽골 등 동북아 에너지 전문가를 초청해 가진 전력그리드 협력 포럼에서 동북아 국가 간 에너지 협력과 특히 북한의 참여를 강조하는 등 사업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했다.
현재 동북아는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간 불편했던 관계가 해소됐고, 또 남북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등 어느 때보다 협력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화해무드를 맞고 있는 요즘이 동북아에서 전력 연계 사업을 추진해야 할 적기라는 의견이다.
![동북아 국가간 태양광, 풍력을 통한 전력 연계 사업이 적기를 맞고 있다. [사진=pixabay]](/news/photo/201804/22565_13213_498.jpg)
세계적으로도 전력에너지원을 다각화하고 보다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발전을 위한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다. 동북아 지역, 특정하면 몽골 역시 에너지 전환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높이고 있다.
몽골은 광물자원의 전력에너지화와 함께 해외수출 등을 포함하는 ‘중장기 전력에너지 발전전략(2015-2035)’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가고 있는데 특히 고비사막의 풍부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의 전력에너지 생산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몽골 신재생에너지 센터에 따르면 고비사막에는 풍력으로 1,100GW 전력 생산과 평균 1,40kWh/m2의 태양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 몽골은 송전손실 개선, 국가 전력네트워크 구축 등의 일환으로 500KV 이상 고압송전 방식의 남북 간 연결, 동서 횡단 송전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관련해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이런 국가 전력네트워크 계획은 향후 동북아 슈퍼그리드와 연결을 감안한 계획이며, 고비사막의 막대한 신재생에너지를 중국, 한국, 일본 등에 수출하는 국가 핵심 인프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고 밝혔다.
현재 슈퍼그리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전은 지난해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과 회의를 갖고 동북아 슈퍼그리드 사업 전반과 에너지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도 다양한 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하기로 합의했다. 한전은 또 중국 국가전망, 러시아 로세티와 4사간 MOU를 체결해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축의 기틀을 마련한 바 있다.
![지난해 한중 전력계통 연계 사업개발을 위한 MOA를 체결했다.[사진=한국전력]](/news/photo/201804/22565_13212_4720.jpg)
산업통상자원부도 중국 국가능원국과 포괄적 에너지 협력에 대한 MOU를 체결해 슈퍼그리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중 전력망 연계가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동북아시아의 청정에너지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정규재 연구위원은 “동북아 전력망 연계는 역내 에너지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신재생에너지 이용 확대를 통한 기후변화 대응, 전기가격 인하를 통한 참여국의 복리후생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히고, “동북아 지역은 자원보유 특성, 상이한 전력부하 구조 및 전원구성 등으로 전력수급의 상호 보완성이 매우 높으며, 유럽과 북미 등 세계 여타 지역보다, 전력망 연계의 경제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산업계에도 새로운 시장이 제시된다. 실제 독일과 영국, 프랑스와 벨기에, 네덜란드 등이 참여하는 북유럽 슈퍼그리드에는 2009년 9개국 10개 기업이 참여해 ‘Friends of the Supergrid(FOSG)’라는 사업추진 기관을 설립했으며, 이후 스페인, 그리스 기업이 추가로 참여함으로써 현재는 ABB, GE, 지멘스, REN 등 16개 기업이 동참하고 있다.
태양광 산업계 관계자는 “동북아 슈퍼그리드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치적 불안이었다”면서 “현재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과 본격적인 해빙기를 맞고 있는 만큼 국가 간 전력망 연계 논의를 전담, 조율할 기구를 설립하는 등 보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만들어 우리나라를 포함 역내 국가들이 전력망 연계의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길 희망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