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주목받는 ‘전기료 다이어트’, 태양광으로 고민 해결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4.08.21 1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도 RE100 사업 일환 ‘에너지 자립마을’, ‘에너지 기회소득마을’ 주민 만족도 높아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제9호 태풍 ‘종다리’도 폭염을 이기지 못했다. 그야말로 역대급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역대 처음으로 한 달가량 넘게 이어진 열대야로 인해 지친 것은 국민만이 아니다. 쉴새 없이 가동되던 에어컨도 지쳤다.

지난해 경기도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사업에 참여한 평택시 호정마을 45가구 중 한 가구 [사진=경기도]

지친 국민들을 더욱 괴롭게 만드는 것은 고지될 전기요금이다. 장기간 이어지는 폭염에 전기요금 폭탄을 우려하는 국민들도 많아지고 있다. 더군다나 생활가전의 사물인터넷(IoT)화가 가속화되면서 전력사용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면서 전기요금 부담도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이러한 역대급 폭염에 경기도의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사업’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도시가스 미공급 마을이 대상인 ‘에너지 자립마을’은 자립마을로 선정된 마을 1가구에 3kW 규모 자가소비용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올해 역대 최장 열대야를 기록하는 등 에너지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전기요금 부담 없이 전력사용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참여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자립마을’… 전기요금 부담 덜고 마을기금 적립하고 ‘일석이조’

“저희 마을 45가구 모두 전기요금은 기본요금밖에 안 내고 있어요.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뒤부터는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이 완전히 사라졌어요. 에어컨 많이 튼 7월에도 요금이 몇 천원밖에 안 나왔으니 다들 만족하고 있죠”

- 평택시 호정마을 이장 엄기영(54세)

경기도는 지난 2년간 도내 163개 마을을 대상으로 ‘에너지 자립마을’과 ‘에너지 기회소득 마을’을 지원해 도민의 에너지복지 향상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사업에 참여한 평택시 호정마을 45가구의 경우, 지난해 7월 가구당 전기요금은 평균 7만7,848원(전기사용 평균은 363kWh)을 납부했다.

평택시 호정마을의 올해 태양광 발전량은 가구 평균 325kWh을 기록했다. [사진=경기도]

올해는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대부분의 전력을 태양광발전설비를 통해 생산해 사용했다. 호정마을의 올해 태양광 발전량은 가구 평균 325kWh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기사용량과 비교하면, 태양광 발전량을 제외하고 월 38kWh 정도의 전기를 사용한 셈이다. 주민들은 기본요금 수준만 부담하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마을 공용 발전설비를 설치해 마을기금도 쌓고 있다. 10kW 규모 마을 공용 태양광발전소의 전기판매 수익으로 발생하는 매달 16~20만원을 발전 설치를 위해 지붕을 빌려준 가구에 매달 지급하는 임대료 7만원을 빼고 남은 돈은 마을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호정마을 엄기영 이장은 “놀고 있는 지붕을 빌려줘 꼬박꼬박 용돈을 받고 있는 가구도 만족해하고, 적립되고 있는 발전수익으로 마을 주민들에게는 어떤 선물을 나눠줄지 고민하는 건 행복한 일”이라며 웃었다.

‘에너지 기회소득마을’… 함께 만들어 이익 공유하는 ‘태양광발전소’

“햇빛 기회소득 비용으로 월 소득 15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해가 쨍쨍한 날이면 오늘은 얼마를 벌었나 하고 생각하면 너무 좋더라고요. 태양광이 마을 주민들에게는 효자인 셈이죠”

-이천시 어석1리 안병학(67세)

경기도가 지난해부터 신규사업으로 추진하는 ‘에너지 기회소득마을’은 마을 공동체에 상업용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마을발전소 건립에 참여한 세대들은 출자한 만큼의 발전수익을 얻을 수 있다. 2023년 4개 시군 5개 마을에 1,821kW 규모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됐다.

안 씨를 비롯한 어석1리 주민들은 대부분 햇빛발전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참여해 마을의 태양광발전소 건립에 참여했다. 지난 3월 어석1리 마을 20가구의 출자로 설치된 285kW 규모 주민수익형 태양광발전소는 하루 평균 1,200kWh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3월 어석1리 마을 20가구의 출자로 설치된 285kW 규모 주민수익형 태양광발전소 [사진=경기도]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로는 월 약 800만원의 수익이 생기는데 이 중 유지관리비, 마을복지기금 등을 제외한 나머지 수익금은 발전소 건립에 참여한 조합원이 나눠 받고 있다.

안 씨는 “무엇보다 발전소를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좋고, 함께 출자한 마을 사람들이 서로 번갈아 가면서 발전소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고도 말했다.

경기도의 대표적인 RE100 태양광 사업인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사업’과 ‘에너지 기회소득마을 사업’에 대해 이천시청 기업경제과 김정수 주무관은 “이제까지 태양광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던 주민들도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이후에는 생각이 바뀌어 적극적인 추가 설치 요청을 하고 있다”며, “올해 이천시 어석1리 인근 잔여 부지에도 추가적인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김연지 에너지산업과장은 “기후변화로 폭염과 열대야가 심해지고 기간도 길어지고 있어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는 자가소비용 태양광 설치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중앙정부의 예산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도는 RE100 사업 예산을 집중 투입해 더욱 많은 도민들이 혜택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