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HBM 제품 인증이 관건…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세도 '파란불'
반도체 부진에도 '실적 버팀목' 됐던 모바일…폴더블 신작으로 도약할까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하반기부터는 반등의 고삐를 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올해 영업이익이 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가량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실적 하락에는 HBM 경쟁력 저하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기 위한 미국의 AI칩 수출 제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주요 고객사의 제품 인증이 3분기 말로 연기돼 2분기에 부진한 성적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에 납품을 목표로 제품 인증을 받고 있으나 인증 시기가 당초 2분기에서 3분기 말로 미뤄졌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삼성전자가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긍정적 예측이 업계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업황 기대가 커지고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5월 한 달 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총 매출은 총 590억 달러(80조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9.8%가량 늘었다.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시장 성장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점도 우호적 신호로 해석된다.
또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체 낸드 가격은 5∼10%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3~8%) 대비 소폭 상승한 수치다.
이에 삼성전자도 "메모리사업은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과 같은 일회성 비용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으나 개선된 HBM 제품은 고객별로 평가 및 출하 진행 중"이라고 점차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세대 HBM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도입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빠른 회복을 위해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을 타진하고, HBM4(6세대) 제품 양산도 서두를 계획이다. 또 낸드에서는 공급 조절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기업용 SSD와 같은 고부가 제품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운드리의 경우 연말 반도체 칩에 적용할 예정인 첨단 2나노 공정에 주력하고, 28나노 이상 레거시(성숙) 공정도 강화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불황기에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온 모바일과 디스플레이도 성수기에 진입, 실적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폴더블 신작 갤럭시 Z 플립·폴드 7이 9일 밤(한국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첫선을 보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신제품 사전 구매 알림 신청 참여자가 14일 만에 16만명을 넘어서는 등 새로운 갤럭시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높은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우선 엔비디아의 HBM 제품 인증이 통과가 지연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도 별다른 실적을 거두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의 관세를 반도체 등에도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어서 그대로 시행될 경우 수출 경쟁력 저하와 실적 악화 역시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