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집중투표제 도입으로 오히려 소수주주의 권리가 훼손된다는 궤변을 쏟아내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고려아연 측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MBK가 집중투표제 자체에 대한 반대를 하지 않는다면서도 온갖 가정과 억지 주장을 덧붙여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MBK파트너스측이 사실상 자신에게 유리한 경우에만 찬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태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특히 “MBK파트너스는 정부는 물론 정치권과 소액주주연대, 시민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권해왔던 집중투표제의 취지와 의미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집중투표제는 지배주주들의 강력한 영향력을 소수주주가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이를 도입할 경우 이사 선임 시 소수 주주의 영향력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되면 고려아연 현 경영진은 물론 MBK-영풍 역시 자신만을 위한 이사회 구성이 어려워지게 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MBK와 영풍이 원하는 이사회 구성이 어렵다는 점에서 MBK파트너스측이 집중투표제에 대해 불쾌해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BK가 정말로 집중투표제에 찬성한다면 고려아연을 비롯한 향후 모든 투자기업에 대해 집중투표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공표하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면서 “그게 아라면 차라리 속시원하게 집중투표제에 대해 반대를 하면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집중투표제 도입 △소수주주 보호 정관 명문화 △액면분할 △분기배당 도입 △배당기준일 변경 등 이사회의 독립성 및 다양성 강화와 주주친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고려아연 측은 “고려아연 경영진은 MBK와 영풍이 제안한 집행임원제가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전향적인 검토와 동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MBK가 그간 한국 대기업들의 지배구조를 본인들이 직접 나서서 개선하겠다고 한 만큼 적극적인 집중투표제 전도사가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고려아연은 이어 “MBK와 영풍도 자신들의 이익 증대만을 헤아리지 말고 한국기업의 발전과 소수주주 보호 방안을 함께 고민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