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 땐 수백만톤 규모 전기로 가능성 거론…투자금 10조원↑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현대제철이 미국에 약 10조원을 투자해 대형 제철소를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에 맞춰 현대차그룹 최대 해외 시장인 미국 사업 안정을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8일 현대제철은 공시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미국 내 제철소 설립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의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 등 몇몇 주 정부 측과 접촉해 인프라 등 투자 여건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현대제철이 미국 현지 제철소 계획을 확정한다면 해외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첫 제철소를 짓게 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오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무역 장벽 돌파구 마련 차원에서 과감한 대미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새 제철소를 미국에 건설한다면 연산 수백만톤(t) 규모의 전기로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투자금도 10조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현대제철의 연간 조강 생산량 약 2000만톤 중 자동차용 강판 생산량은 약 500만톤 가량이다. 이중 약 400만톤이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강판을 가져다 미국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현대제철이 미국에 대형 제철소를 신규로 건설하게 된다면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사업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쿼터가 적용돼 공급 물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91만1805대, 기아 79만6488대 등 총 170만8293대를 판매해 역대 최고 판매 실적을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