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정권 따라 흔들리는 ESG 정책… 정규직 전환·여성임원 '제로'
  • 김은경 기자
  • 승인 2025.02.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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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정규직 전환 0명...비정규직은 2배 증가
여성임원 0명, 수차례 지적에도 개선 여지없어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지난 1월 31일 설 명절을 대비해 추진한 긴급 대책 결과를 점검하고 있다. / 사진 = aT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정권의 눈치를 보는 데 급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적극 추진하던 aT는 윤석열 정부 들어 관련 정책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여성 임원 수도 급감하면서 aT의 ESG 정책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비판이 나온다.

◆ 정규직 전환 0명… 비정규직은 증가

17일 aT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지난 4년간(2020~2024년)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인원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당시에는 정부 정책에 따라 당초 계획된 2명의 2050%에 달하는 41명을 한꺼번에 정규직으로 전환했지만 이후 추가 전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aT의 기간제 근로자 채용 규모는 2019년 37명에서 2021년 67명, 2022년에는 64명으로 줄었다가 2023년 67명, 2024년 74명으로 두 배 증가했다. 정규직 전환 없이 비정규직 채용만 확대하는 것은 ESG 경영 원칙에 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aT 관계자는 "정부 정책 기조와 기관의 재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규직 전환 계획을 수립한다"며 "현재까지 정규직 전환 계획이 없지만 향후 필요에 따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여성 임원 감소… 지배 구조 역행

aT의 ESG 경영 후퇴는 여성 임원 비율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기업들은 ESG 경영 강화 차원에서 여성 임원 비율을 늘리는 추세지만 aT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2022년 4명이던 여성 임원은 2023년 2명으로 줄었고, 2024년 단 1명에 이어 올해도 0명에 그쳤다.

aT는 앞서 지난 2019년 이양수 국회의원으로부터 상임 임원 5명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지적받은 바 있다. 이후 aT는 2021년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문제로 지적을 받았으나 별다른 개선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역시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확대를 권장하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에서 여성 임원 비율을 주요 평가 항목 중 하나로 포함했다. 하지만 aT는 이 같은 흐름과 정반대로 가고 있는 모양새다.

◆ 청렴도 하락… ESG 진정성 의문

aT의 지배 구조(G) 부문에서도 후퇴가 감지된다. 과거 2021년까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2등급을 유지하며 대외적으로 ‘청렴성’을 강조해 왔지만 2022년 이후 청렴성이 3등급으로 하락했다. ESG 경영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aT의 이 같은 행보가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한다. 노동정책 관련 한 전문가는 "공공기관은 민간 기업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ESG 경영을 실천할 책임이 있다"며 "정권 변화에 따라 정책이 흔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정부의 ESG 강화 기조와 달리 aT는 오히려 ESG 원칙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규직 전환 중단, 여성 임원 축소, 청렴도 하락 등으로 인해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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