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24 에너지 보조금 보고서’ 발간… 화석연료 43% 재생에너지 17% 차지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5.02.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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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해외 수입 보조금이 친환경에너지 전환 저해”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그린딜’ 정책을 추진 중인 유럽연합(EU)의 친환경에너지 전환 행보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EU 회원국의 에너지 보조금과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EU 에너지 보조금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진=gettyimage]

기후 관련 싱크탱크인 엠버(Ember)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EU의 지난해 태양광·풍력·수력 등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1,300TWh로 EU 역내 전체 전력량 중 47.4%를 차지했다.

사상 최대 재생에너지 비율로,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전년보다 7.6%(92TWh)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무적인 것은 전체 전력 생산량에서 태양광발전 비중(11.1%)이 석탄발전(9.8%)을 처음으로 앞섰다는 점이다.

태양광발전은 2023년 9.3%에서 2024년 11.1%로 증가한 반면, 석탄·가스 등 화석연료 비중은 28.9%로 4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총 에너지 보조금 3,540억 유로… 전년 대비 감소에도 여전히 높아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EU 회원국의 에너지 보조금과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EU 에너지 보조금 보고서(2024 Report on Energy subsidies in the EU)’를 지난 1월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U 집행위원회가 여섯 번째로 발간한 연례 보고서로, 2023년에 EU 27개 회원국 정부가 지급한 보조금을 집계했다. 암묵적 보조금(탄소가격, 연료에 대한 세금 미부과 등)은 보조금과 관련된 사회적 및 기후·환경적 영향에 대한 평가 기준이 부족하다는 방법론적 문제로 인해 포함되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총 에너지 보조금은 2021년 2,130억 유로에서 2022년 3,970억 유로로 증가한 후 2023년에 소폭 감소해 3,540억 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EU GDP의 2.10%에 해당한다.

2021년부터 이어진 에너지 가격 급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위기(러시아 가스 공급의 감소)가 보조금 증가의 주요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일부 에너지 위기 대응조치가 종료돼 2023년에는 총 보조금 규모가 감소했으나, 여전히 위기 대응조치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중 화석연료 보조금은 여전히 높은 편으로, 총 화석연료 보조금은 2023년에 총 에너지 보조금의 43%인 1,110억 유로를 기록했다. 수송용 연료에 적용된 각종 할인 및 세금 감면 혜택과 함께 천연가스(총 보조금 400억 유로)와 석유제품(340억 유로)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화석연료 보조금 수준을 높게 유지하게 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EU의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하지만, 덴마크를 제외한 대부분의 EU 회원국은 이를 법제화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반해 재생에너지원 보조금은 2023년에 총 에너지 보조금의 17%인 610억 유로를 기록했다. 각국의 에너지믹스, 정책 우선순위, 지역별 재생에너지 잠재력 등의 차이로 인해 재생에너지원별로 보조금 규모에 국가별 격차가 발생했다.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슬로바키아는 재생에너지 전반에 대한 지원 정책을 채택했으나, 대다수 국가들은 태양광(9개국), 풍력(벨기에, 크로아티아, 폴란드), 바이오매스(북유럽, 발트3국) 등 특정 에너지원에 집중하며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재생에너지 보조금 축소는 시장 성숙 및 경쟁력 강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보조금 축소가 재생에너지 투자 둔화로 이어질 경우 EU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U 전역에서 에너지 가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며, 270여개의 이니셔티브가 도입됐다. 그리고 이들에게 2023년에 총 1,450억 유로의 보조금이 지급됐다.

이중 에너지 위기 기간이었던 2021~2023년 동안 가장 큰 수혜를 받은 가정부문은 520억 유로, 산업부문 290억 유로, 수송부문 290억 유로를 각각 지원받았다.

EU의 가스 절감 조치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 해외 수입에 대한 보조금이 여전히 유럽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으며 친환경에너지 전환을 저해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

에너지 가격이 안정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보조금이 축소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한 가정부문의 경제적 부담 증가와 향후 가격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고려한 대응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EU 에너지 보조금 보고서’는 EU와 회원국이 2030년까지 모든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해 보다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2~2024년 동안 EU의 가스 절감 조치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 해외 수입에 대한 보조금이 여전히 유럽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으며 친환경에너지 전환을 저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별 단계적 폐지 계획을 살펴보면, 화석연료 보조금의 43%(480억 유로)는 2025년 이전에 종료될 예정이며, 9%(100억 유로)는 2026~2030년 사이에 폐지될 계획이다. 히지만 나머지 48%(530억 유로)는 종료일이 명확하지 않거나 2030년 이후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화석연료 보조금이 여전히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기존 화석연료의 지속적인 사용을 유도하는 지원을 줄이는 대신, 청정기술 및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인센티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회원국들은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를 위한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일정과 이행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취약계층 보호 및 산업 경쟁력 유지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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