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에 ASMPT까지" … 한화세미텍의 하이닉스 HBM TC본더 납품 '도전'은 계속된다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5.02.2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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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CLSA "한화세미텍, SK하이닉스 TC본더 검증 받지만 아직 결정된 것 없어"
한화세미텍, 지난 12월 한미반도체로부터 TC본더 특허소송으로 리스크 큰 상태
최근 ASMPT가 현존 최고사양 HBM3E 제작 퀄테스트 호평받으며 경쟁자 부각
이달 열린 국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세미텍(옛 한화정밀기계) 미래비전총괄(부사장) / 한화세미텍 제공.
이달 열린 국내 최대 반도체 전시회인 '세미콘코리아 2025' 전시장을 둘러보는 김동선 한화세미텍(옛 한화정밀기계) 미래비전총괄부사장(맨 오른쪽) /사진 = 한화세미텍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한화세미텍(구 한화정밀기계)이 세계 HBM 시장 1위 SK하이닉스에 HBM 제조 주요장비인 TC본더를 납품하기 위해 도전을 거듭하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HBM 생산 극대화 계획을 밝힌 SK하이닉스가 적극적으로 TC본더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세미텍은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독점적으로 공급해온 한미반도체가 특허관련소송을 제소하면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ASMPT의 TC본더가 HBM3E(5세대 HBM) 16단 제품 제작에서 SK하이닉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화세미텍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계 증권사인 CLSA는 26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미반도체가 HBM TC본더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계속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에서 HBM용 TC본더에 대한 검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CLSA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은 TC본더 툴 1개를 공급해 현재 베타 테스트 중으로 고객사의 승인과 구매 주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TC본더는 HBM 제작의 핵심 장비로 여러개의 칩을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장비를 말한다. 종전에는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독점 공급해왔지만, 지난해부터 한화세미텍과 ASMPT가 SK하이닉스에 TC본더 공급망 경쟁에 뛰어들면서 이제는 3사 경쟁구도로 바뀌게 됐다.

한화세미텍은 HBM TC본더 시장의 큰손 SK하이닉스에 자사 제품을 공급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화세미텍(당시 한화정밀기계)이 SK하이닉스의 HBM TC 본더 퀄테스트에서 탈락했다는 오보가 전해지자 회사 측은 이례적으로 ”현재 테스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납품 할 것“이라고 즉각 반박에 나설 정도였다.

관례적으로 업계에서 퀄테스트용 제품은 납품 사실 조차 공식화하는 것이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세미텍이 이 문제에 얼마나 민감한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설상가상으로 기존에 SK하이닉스에 HBM TC본더를 독점적으로 공급해 오던 한미반도체가 지난해 12월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TC본더관련 특허소송을 걸면서 상황은 더욱 꼬이게 됐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12월 "한화정밀기계(현 한화세미텍)가 자사 TC본더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한화세미텍측은 "특허 침해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대응에 나섰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본사의 TC본더는 독자 기술로 개발된 것이며, 30년 이상의 반도체 장비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확보한 정당한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특허소송이 걸린 한화세미텍의 TC본더를 제품 제작에 활용할 경우 HBM 제작사인 SK하이닉스 뿐 아니라 HBM을 공급받는 TSMC와 엔비디아도 자칫 특허소송에 휘말릴 수 있어 한화세미텍도 매우 난처한 상황이었다.

최근에는 ASMPT가 HBM3E 16단 제품 등 고사양 제품 공정에서 SK하이닉스의 호평을 받은 것도 한화세미텍 입장에서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업계에서는 최근 SK하이닉스가 ASMPT가 제공한 TC본더 장비로 HBM3E 16단 제품 등 여러 HBM 제품군에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월 열린 CES2025에서 SK하이닉스가 공개한 HBM3E 16단 제품 실물 역시 ASMPT의 TC본더를 통해 제작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현재 HBM 시장은 6세대 HBM4 도입에 앞서 HBM3E 16단이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객 맞춤에 특화된 HBM4보다 범용성이 높은 HBM3E가 더 많은 수요를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3E 16단 제품에 대한 TC본더 퀄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이 테스트에 현재 한미반도체와 ASMPT 장비가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세미텍의 TC본더는 현재 16단용 테스트 장비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세미텍 역시 SK하이닉스에 대한 납품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화세미콘측은 이달 열린 국내 최대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코리아 2025'에서 자체 기술로 개발한 TC본더 'SFM5-익스퍼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동선 한화비전·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당시 행사장에서 "한화가 HBM TC본더 등 후공정 분야에서는 후발 주자에 속하지만 시장 경쟁력의 핵심은 오직 혁신 기술에 있다"며 "한화세미텍만의 독보적 기술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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