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해운사·중국산 선박에 美 입항 수수료 부과 결정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5.04.1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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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R, 10월 14일부터 최대 t당 50달러… 단계적 인상해 2028년 140달러로
트럼프 “3~4주안에 中과 협상할 것” vs 中 “245% 같은 숫자놀음 상대 안해”
@ 미국 롱비치 항만에서 작업 중인 초대형 컨테이너선 모습. /사진=utoimage
미국 롱비치 항만에서 작업 중인 초대형 컨테이너선 모습. /사진=utoimage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미국 정부가 미국에 정박하는 중국 해운사나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으로 미중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사실상 새로운 관세 카드를 꺼내며 대중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해운사나 중국산 선박 운영사,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 등이 미국 항구에 취항할 경우 수수료(fee)를 부과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따라 6개월(180일) 후인 오는 10월 14일부터 중국 해운사 소속 선박은 운항 수수료로 ‘선박 수익 공간의 부피(the volume of a ship’s revenue-earning space)‘를 의미하는 1순톤(net ton)당 50달러를 부과받게 된다.

USTR은 이를 매년 점진적으로 인상해 2028년에는 1톤당 140달러로 올릴 방침이다.

중국이 아닌 나라의 해운사가 운영하는 중국산 선박도 1톤당 18달러를 시작으로 2028년에는 33달러를 내야 한다.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은 차량 1대당 150달러가 부과된다.

다만 해운사들은 미국산 선박을 새로 주문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경우 최대 3년 동안 수수료를 유예받을 수 있다.

USTR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미국 내 건조를 촉진하기 위해, 2028년 4월까지 미국 LNG 수출량의 1%를 미국에서 건조, 운항 및 신고된 선박으로 운송토록 했다. 이 비율을 2035년까지 4%, 2047년까지 15%로 늘릴 계획이다.

이러한 수수료들은 선박당 1년에 최대 6번 적용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USTR의 이러한 조치는 미국 5개 노동조합의 청원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4월부터 중국의 해양·물류·조선 산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가 개시된 지 1주년이 되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성명에서 “선박과 해운은 미국 경제 안보와 자유로운 상업 흐름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중국의 지배력을 되돌리고, 미국 공급망에 대한 위협을 해결하며, 미국산 선박에 대한 수요 신호를 보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USTR은 5월 19일 열릴 청문회에서 선박-해양 크레인, 컨테이너 및 섀시 부품에 대한 관세 제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이 제작을 주도하고 있는 항만 크레인 분야에서 USTR은 100%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업계에서는 반발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를 두고 미국 수입업자들이 입항 수수료를 사실상의 관세로 보고 있다고 전했고,

로이터는 MSC와 머스크(Maersk) 등 글로벌 해운사 경영진은 미국으로 항해할 때마다 여러 항구를 방문해 수수료가 빠르게 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한 달 안으로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그는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145%의 관세를 중국에 부과한 이후로도 우리는 중국과 정말 자주 대화하고 있다”면서 “내 생각엔 앞으로 3~4주 안에 전체적인 합의가 마무리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했는냐’는 질문에는 “그건 중요한 문제는 아니고, 지금은 (그것을 밝힐)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면서 “나는 시 주석과 아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고 그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중국 측은 미국과의 협상 여부에 대해서 말을 아끼면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시한 ‘최대 245% 대(對)중국 관세율’에 대한 입장문에서 “245%라는 숫자가 어떻게 나온 것인지는 당신들(기자들)이 미국에 물어야 한다”며 “중국은 앞서 미국이 중국에 대해 차례로 터무니 없이 높은 관세를 부과한 것은 이미 숫자놀음이 됐고, 경제적으로는 실제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고 17일 밝혔다.

대변인은 “관세 전쟁·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중국은 싸움을 원치 않지만 그렇다고 싸움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미국이 고집스레 중국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계속 침해한다면 중국은 단호히 반격하고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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