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읽기] 국힘 '탈당설' 논란...윤석열은 드러눕고 김문수는 무너진다
  • 성기노 기자
  • 승인 2025.05.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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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 '윤석열 자진 탈당' 압박하지만 가타부타 말 없이 뻗대기로 일관
김건희 검찰 출석 요구도 불응...선거에 악재 비판 나오지만 부부가 쌍으로 '민폐'
"윤과 절연 선언한 뒤 탄핵 사과와 보수정당 새 비전 제시해야" 주장 거세져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4일 경남 진주시 진주광미사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4일 경남 진주시 진주광미사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나흘째(15일) 접어들고 있는데도 여전히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 난투극으로 본선에 오르기도 전에 힘이 빠져 그렇다고 해도 현재 김 후보의 대선 운동이 중구난방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인사와 전략 모두에 문제가 있다. 김 후보는 지난 14일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을 상임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추가 선거대책위원회 인사를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재외동포위원장에 김석기(경북 경주) 의원을 비롯해 통일외교위 공동위원장에 김건(비례) 의원,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 지역균형발전특보단장에 배준영(인천 강화옹진) 의원, 경제민생특위 부위원장에 윤석구 전 우리종합금융 전무 등을 임명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선거가 중반으로 접어드는 판인데 아직도 사람 영입 발표만 하고 있다. 이러다 선거 끝날 때까지 인사 영입 보도자료가 나올 판"이라며 한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선대위 인선이 공식선거운동 전에 진작 마무리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또한 김 후보측은 상임고문과 대규모 특보단도 발표했는데 대부분 생소하고 구시대 인물들이라 차라리 발표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김 후보는 이날 정호용 국방장관을 상임고문에 위촉했다가 5시간만에 취소해 거센 비난을 자초했다. 정 전 장관은 12·12 군사반란에 가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군사 쿠데타 주역 중 한명이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계엄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바 있다. 그런데 과거 계엄 확대와 내란 주도자로 지목된 정호용 전 장관을 선대위에 영입하려 한 것을 두고 '비상계엄 사과의 진정성이 없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렇게 김 후보가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하면서 지지율 하락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당내에서부터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 문제도 마찬가지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남의 일 얘기하듯이 방관자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전 대통령이 감행한 비상계엄과 그에 따른 탄핵으로 대선이 치러지는 판인데도 그의 소속정당 대선 후보가 남일 얘기하듯이 무책임하게 대하는 것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선거를 돕고 있는 국민의힘 한 전직 당직자는 이에 대해 "김문수 후보가 이미 대선은 포기했다는 이야기가 많다. 그의 최종목표는 대선 승리가 아니라 선거 뒤에도 정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윤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태극기 부대와의 관계를 계속 이어가야만 한다. 그들과 절연하는 것은 곧 '나 이제 정치 안하겠다'는 자기 소멸 선언과도 같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 문제에 대해 이런 저련 변명을 대며 확실한 태도를 취하지 않자 선거에 목을 맨 국민의힘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오고지만 김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요구보다는 윤 전 대통령에게 스스로 거취를 요구하는 우회전술이 먼저 이뤄지고 있다. 

중도층 표심을 위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고민하는 당과 김문수 후보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지지층의 반발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국민의힘도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 김 후보에게서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는 해석도 있다. 김 후보는 애초 이 문제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보고 탈당하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14일 경남 사천 우주항공청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 탈당에 대해 "윤 전 대통령께서 잘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 판단을 존중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탈당하라고 요구하는 건 옳지 않다'는 가부의 입장에서 '윤 전 대통령 판단을 존중한다'며 그의 '선택'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해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당 지도부도 '압박'에 나서고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는 YTN 인터뷰에서 "자진 탈당도 당 입장에서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만약 대통령께서 그렇게 판단해주신다면 당으로서는 여러 가지 고민이 해결되는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김문수 대선 후보의 유세를 돕기 위해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입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김문수 대선 후보의 유세를 돕기 위해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입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향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KBS 라디오에서 "윤 전 대통령이 사법적 판단을 받을 동안만이라도 조용히 계셨으면 좋겠고 스스로 (당을) 나가셔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 전 대통령에 탈당을 강요하는 것 역시 정도가 아니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당의 품격이며 보수의 도리"라며 "지금 우리가 싸워야 할 곳은 내부 전선이 아니라 반(反)이재명의 체제 수호 전쟁의 외부 전선"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당적 문제를 정리해줘야 중도 확장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 후보측은 "윤 전 대통령이 '나를 밟고 가라'고 해주는 게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한다. 윤 전 대통령이 그래도 버틸 경우 출당 등 강경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기 시작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에서 출당 등 거센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화를 내며 김문수 후보에게 전화해 항의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13~14일을 전후로 윤 전 대통령 자진 탈당이 임박했다는 미확인 소문이 확산됐지만 윤 전 대통령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탈당할 뜻이 없다는 시그널이다. 

윤 전 대통령으로서는 당에서 쫓겨난다면 이제 태극기부대의 한낱 부대장으로 전락해 그 정치적 위상과 입지가 완전히 쪼그라들게 된다. 어떻게 해서든 보수정당에 발을 담그고 있어야 향후 내란죄 재판과 김건희 여사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초당적 대응'에 기댈 수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4월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서초동 사저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4월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서초동 사저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금 당장 대선이 급하다. 대선에서 참패하면 당 자체가 해산, 붕괴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집 전체가 불타게 생겼는데 1층 불만 끄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속한 당이 궤멸 직전에 있는데도 윤 전 대통령의 이기적인 행보에 대해 보수층에서도 "뻔뻔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그는 비상계엄 내란죄로 대통령 탄핵을 당했고 국가 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이다. 그럼에도 공식 사과는커녕 자기 집에 와서 "다 이기고 돌아왔으니 걱정하지 말라" "대통령 3년 하나 5년 하나 마찬가지"라는 등 납득할 수 없는 말들을 횡설수설했다. 

그 후 자신의 돌발행동 때문에 대통령 선거가 다시 치러지고 그로 인해 소속정당이 대패하게 생겼는데도 스스로 나가지도 않고 뻔뻔하게 자신의 선거 후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해 뻗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당에 남아 있는 것 자체가 해당 행위임에도 부끄러움도 없이 집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부인 김건희가 명태균씨와 함께 국회의원 선거 공천에 개입한 의혹으로 검찰 출석 요구를 받았는데도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가지 않았던 것도 문제다. 김건희의 이런 태도도 국민의힘 대선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렇게 부부가 쌍으로 대선에 완전 민폐를 끼치고 있음에도 김문수 후보나 당 지도부가 선제적이고 책임감 있게 해결하지 않으면서 윤석열 부부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김 후보에게로 향하고 있다. 

사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이길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어떻게 지느냐가 중요하다. 윤석열 국정 파탄에 대한 끊임없는 사과와 함께 무너진 보수정당을 어떻게 재건할 것인지를, 대선이라는 가장 중요한 정치 이벤트에서 설파하고 이해를 구한다면 화마가 지나간 땅밑에서 다시 씨앗은 싹 틔울 준비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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