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한미동맹 철통… 中 영향력은 우려”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5.06.0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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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국무장관 “상호방위조약, 가치 공유… 한미일 3자 협력 심화할 것”
“대만 분쟁 무관 등 과거 中 관련 발언 美 불신 키워… ‘경고 메시지’ 일 수 있어”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통신사진기자단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미국 백악관이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에 대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을 우려한다는 이례적인 입장을 냈다. 다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한미동맹은 철통(ironclad)”이라며 이 대통령 당선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관계자가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대한 입장을 묻는 논평 요청에 대한 이메일 답변에서 “한미동맹은 여전히 철통같다.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국가)에 대한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반대한다”라는 입장을 보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백악관 측 입장에 대해 “한 번 찾아보겠다”면서 “구해다 주겠다”고 발언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로이터는 이러한 백악관 측의 대응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가 중국의 개입 의혹에 대한 언급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거나 한국 선거와 직접적으로 연결하지 않았다”면서도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익 성향 측근들이 ‘한국이 중국, 미국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 이 대통령을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측근들은 이번 대선으로 공산당이 한국을 접수했다는 주장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자칭 트럼프 고문으로 활동하는 극우 선동가 로라 루머가 이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해진 후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에 “한국의 명복을 빈다(RIP South Korea)”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공산당이 한국을 장악하고 오늘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며 “끔찍하다(This is terrible)”고 적었다.

로이터·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루머는 지난 4월 백악관에서 J.D. 밴스 부통령,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마이크 왈츠 당시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배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루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충하다고 생각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직원 명단을 제출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지목을 받은 직원 일부를 해고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다만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발표한 이재명 대통령 당선 축하 성명에서 중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루비오 장관은 성명에서 “미국과 대한민국은 상호방위조약, 공동의 가치, 깊은 경제적 유대에 기반한 동맹에 대한 철통같은 약속(ironclad commitment)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또한 오늘날 전략적 환경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새로운 경제적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동맹을 현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역 안보 강화, 경제적 회복력 강화, 양국이 공유하는 민주주의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미국이 한미일 3자 협력을 계속 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의 이러한 발표에 대해 한국의 새 대통령에게 보내는 ‘경고 메시지(cautionary message)’라는 분석도 나온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로이터 통신에 “대만 분쟁이 한국과 무관할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포함한 과거 중국에 대한 발언이 미국 정부 내에서 그를 불신하는 사람들에게 먹잇감이 됐다”고 지적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이어 “중국, 대만, 러시아, 일본, 그리고 동맹 및 무역 관련 의제에 대한 그(이 대통령)의 정책 접근 방식이 워싱턴에서 면밀히 검토될 것이며 두 동맹국 간의 ‘차이’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그런 맥락에서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은 한국의 새 대통령에게 보내는 경고 메시지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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