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이상 연체된 5000만 원 이하의 소액 채권을 캠코가 일괄 매입
도덕적 해이 막기 위해 유흥업종 등 부도덕한 채무 지원은 최소화하기로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정부가 7년 이상 장기 연체된 5000만 원 이하의 채권을 매입·소각하는 ‘장기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일명 배드뱅크)’을 다음 달 공식 출범시킨다. 10월부터는 실제 채권 매입에 돌입해 본격적인 채무 구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11일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열린 전문가 간담회에서 “3분기 중 세부 시행 방안을 최대한 신속히 확정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회복 정책으로 조기 안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 원 이하의 소액 채권을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일괄 매입해 소각하거나 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매입 즉시 추심이 중단돼 연체자들은 수년간 이어져 온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약 113만 4000명의 장기 연체자가 보유한 총 16조 4000억 원 규모의 채권이 정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운영 재원은 총 8000억 원 규모로 이 가운데 절반인 4000억 원은 은행·보험사 등 1·2금융권이 공동 부담한다.
캠코는 이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흥업종 등 부도덕한 채무나 외국인 대상 과도한 지원은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상환능력이 없는 채무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채무를 소각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연체자들의 회생·파산 신청 시 금융회사 서류 발급이 어려운 문제, 면책 이후 카드 발급 제한 등 현실적 애로사항도 논의됐다.
금융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금융협회 및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범금융권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