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주가는 올해 13% 증가에 그쳐…작년 76% 상승세와는 온도 차
증권가, 주가 조정기간으로 향후 상승 여력은 여전하다는 평가 많아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밸류업 모범생'으로 통하며 지난해 까지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던 메리츠금융지주 주가가 올해 들어 지난해와 비교해 주가 상승세가 확연히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들어 밸류업 일환으로 자사주 1조원을 소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결과다. 최근 한달동안에는 국내 시총 상위 50위권에 속한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3월 31일 자기주식 609만941주(5002억여원), 4월 14일 461만4700주(5001억여원)를 각각 소각했다.
올해 들어 소각완료된 자기주식 가치만해도 1조원을 웃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6400억여원, 2023년에는 3000억여원의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통해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밸류업 모범생’으로 통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대주주의 1주와 일반 주주 1주의 가치는 동일하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대주주가 아닌 전체 주주 이익을 우선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펼쳤다.
2022~2023년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상장을 폐지하고 두 회사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다른 국내 상장사들이 중복상장을 통해 몸집을 부풀리는 것과는 정반대 행보였다. 자회사 편입은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밸류업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낸다.
그 결과 국내외 투자자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월 2일 5만8800원에서 같은해 12월 30일 10만4000원으로 76.87% 오르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밸류업 모범생으로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던 메리츠금융지주도 올해 들어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 첫 개장인 1월 2일 10만4200원으로 시작해 이날 11만8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누적 13% 오르면서 지난해보다 주가 상승이 확연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개월(6월 11일부터 7월 11일까지) 상승률에서도 시가총액 상위 50위 내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우리금융이 한달새 주가가 26.41%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어 하나금융 19.79%, 신한지주 15.89%, KB금융 9.42% 순이었다. 반면 메리츠금융지주는 4.88% 오르는데 그쳤다.
상반기에만 지난해 누적 자사주규모를 훨씬 상회하는 1조원의 자기주식을 소각한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주가조정기간을 거치고 있을 뿐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지난 1분기 주요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의 다소 부진한 실적을 증권과 캐피탈의 이익 증가로 상쇄하는 저력을 보였고, 홈플러스 사태 관련 이자수익 감소도 우려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주주환원 정책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안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자기주식 매입·소각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고 있어 이익이 크게 증가하지 않더라도 BPS(주당순자산가치) 증가에 따른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