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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친 태양광산업, 2라운드 공략 해법을 찾아라!
이 주 야 편집장
태양광 산업에 대한 기대가 되살아나고 있다. 2011년 이후 끊임없이 폭락하던 태양광 관련 제품의 가격이 2013년에 접어들면서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태양광 산업은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성장하던 1라운드가 끝나고,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태양광 기업들의 2라운드 전략은 어떻게 펼쳐야 할까?
이에 대해 보고서에서는 정책지원에 의존해 성장한 1라운드와는 달리 2라운드에서는 기술력과 신뢰성 있는 저가격 브랜드 구축, 다운스트림 분야로의 사업 확장, 수요창출형 신기술 개발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저가격은 필수, 기술력과 신뢰성 겸비한 브랜드만 생존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 산업의 1라운드에서 가격 경쟁력은 수직계열화와 규모의 경제,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저가의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들이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책적 지원이 줄어들고, 수요의 성격이 실 소비형 수요, 자생적 수익 창출형 수요로 옮겨가면서 초기 비용과 더불어 제품 생애기간(PLC : Product Life Cylce) 내 비용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발전사업자 및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보조금 수혜보다 오랜 기간 많은 전력을 생산해 장기적인 수익을 보전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디벨로퍼(개발사업자)와 민간발전사업자 등에 대출을 해주던 금융기관들은 보증 조항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저렴한 제품을 사용하다 보니 보증기간 내 모듈을 교체해줘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20~25년의 성능 보증과 5~10년 파손 보증이 일반적이었으나, 성능, 파손 보증 모두 25년을 제시하는 기업이 생기면서 25년 보증이 업계 관행이 되고 있다. 셀 및 모듈 제조업체가 보증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발전사업자 혹은 개발업자 등 프로젝트 소유주에게 모듈 대체비용을 부담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대 수요자로 부상하고 있는 발전사업자와 개발업자들의 입장에서는 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저렴하면서도 신뢰성과 기술력까지 만족시키는 제품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용해보지 않고서는 신뢰성과 기술력을 판단하기 어렵고, 사용 기간이 길어져야 제품 및 기업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가 중요해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일본 시장의 경우, 기술력 중심의 산업 구조에 익숙하기 때문에 브랜드가 보장하는 기술력, 신뢰성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태양광 산업 2라운드의 첫 번째 변화는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신뢰성, 사용 기간 내 비용 절감 등을 보장할 수 있는 브랜드 인지도 확보가 필수적인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
다운스트림 분야로의 사업 확장 각광
태양광 산업 2라운드의 두 번째 변화는 다운스트림 분야로의 사업 확장이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태양광 업스트림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상실한 셀/모듈 사업에서 일정 수준의 수익성이 보장되는 발전사업 및 운영서비스로 눈을 돌렸다. 미국의 박막 태양광 기업인 퍼스트솔라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폭락하면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게 되자 발전사업 및 운영서비스로 눈을 돌렸다. 역량 확보를 위한 M&A도 활발히 진행했다. 2010년에는 프로젝트 개발기업인 에디슨미션그룹과 시스템업체 넥스트라이트를 인수했다.
다운스트림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비단 퍼스트솔라만이 아니다. 중국 최대의 폴리실리콘 제조기업인 GCL 역시 운영 시스템 및 건설/엔지니어링, 발전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GCL은 셀/모듈 생산을 제외한, 사업 개발, 유지보수를 포함한 운영서비스까지의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샤프도 2010년 미국의 시스템 및 사업 개발업체인 리커런트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발전사업, 개발사업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부지 확보 및 전력 거래, 민원 등 여러 관점의 문제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각국 지방 정부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때문에 M&A나 조인트벤처, 컨소시엄 등의 방법을 통해 대규모의 자금이 투입되지 않으면 접근이 용이하지 않을 경우도 존재한다.
단품 위주의 산업만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기업들은 솔루션 영역까지의 확장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한다. 태양광 솔루션의 원가는 모듈이 40%, 주변기기를 포함한 BOS(Balance Of System)이 60%를 차지하고 있다. 셀/모듈 사업이 저수익 구조로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와 인버터, 케이블 등에서의 수익성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원료 수급의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폴리실리콘, 웨이퍼 등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업스트림 분야로의 사업 확장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사업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으면서도 스스로 수요처를 개발하여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다운스트림 분야로의 확장이 각광받고 있다.
수요창출형 신기술 개발
태양광 산업 2라운드의 세 번째 변화는 수요창출형 신기술 개발이다.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태양광 산업 내 기술 혁신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기술 개발은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술 개발에 대한 당위성은 있다. 기존의 기술이 범용화됨에 따라 신기술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수요처와 시장 상황이라면 언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최근 미국의 플렉시블 CIGS 박막 태양광 기업인 솔로파워나 어센트솔라 등은 공장 및 건물에 적용한 단열 효과를 통한 비용 절감과 모듈 위에 인쇄를 해도 전력을 생산하는 데 지장이 없어 광고판으로 활용하는 등의 타깃 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보고서에서 양성진 책임연구원은 “당분간 개발될 신기술들이 발전 등 기존의 수요시장에서 결정질 실리콘 기술을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타깃 시장을 염두에 둔 실질적 기술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자원 고갈, 환경 보호 등 인류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위성 때문에 태양광 산업은 장기적으로는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당위성의 관점으로 접근하기에는 당분간 관련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로 겪는 고통이 너무 크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전략을 바꾸고 있고, 이는 사업 환경을 변화시켰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과거의 폭발적인 영업이익률의 기억에서 벗어나 변화된 사업 환경과 새로운 게임 룰에 적응하지 않는다면 도래하는 2차 성장기에서 진정한 승자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OLAR TODAY 이 주 야 기자 (juyalee@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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