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은 美와 동맹을 위해서 개발해야"美 차관, 우리 정부에 對中 규제 동참 압박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4.09.1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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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차관, 한미 경제안보컨퍼런스서 이같이 발언
中 제품 탑재 커넥티드 수입 제한 관련해서는 "공급망 개편 위한 시간 주겠다"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이 10일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이 10일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미국 상무부 고위당국자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생산하고 있는 AI 개발의 핵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에 대해 중국이 아닌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에 공급해야한다고 말해 이목을 끌고 있다.

또 이 당국자는 미국으로 커넥티드 차량을 수출하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현재 사용중인 중국·러시아산 부품을 대체할 시간을 주겠다며, 우리 정부와 업계에 미국의 대중 수출입 제한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1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경제안보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새로운 전장의 승패는 우리가 오늘 개발하는 기술에 좌우될 것”이라면서 “중국이 미국과 동맹의 안보를 위협하는 첨단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HBM을 언급하면서 “세계에 HBM을 만드는 기업 3개 가운데 2개가 한국기업”이라면서 “HBM 역량을 우리가 우리 동맹의 필요를 위해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HBM을 생산하는 기업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등 3개사 뿐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고대역폭을 활용해 기존 D램보다 월등히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자랑한다. 이 때문에 연산량이 많은 AI 가속기에 필수 반도체로 각인됐다.

미국은 현재 한국의 HBM이 중국에 수출되는 것을 통제하고자 한국 당국과 협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 참석한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이에 대해 "미국이 아직 아무 것도 확정이 안된 상태에서 우리가 뭐라고 얘기할 수가 없다"면서 "관련 당국 간에는 어쨌든 그런 이슈에 대해 미국은 우리한테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며 짧게 답변했다.

일단은 우리 정부도 미국과의 경제안보 협력에 대해서는 뜻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본부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경제안보 안전망 구축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지지와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경제안보 조치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과의 수출통제와 기술안보 협력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또 상무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양자컴퓨팅,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3D 프린팅  관련 대중 수출 통제에 대해서도 “한국도 곧 이런 통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특히 이날 회의에서 미 상무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국 커넥티드 차량 규제 등에 대해 우리정부와 기업의 참여를 촉구하면서 시간을 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커넥티드 차량은 인터넷과 연결돼 음성 통화 등은 물론, 뉴스, 날씨, 실시간 교통정보 등 콘텐츠를 디스플레이로 제공받을 수 있는 차량을 말한다.

미 정부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 등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에서 생산된 부품과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커넥티드 차량이 자국내로 수입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우리가 하려는 일에 대해 한국 기업들과 대화해왔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공급망을 조정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준비 시간(lead time)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의 이같은 발언은 앞서 우리정부와 자동차 업계가 미국 정부에 공급망 차질을 유예 기간을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데 따른 답변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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