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철회할 경우, 우크라이나가 몇 달 안에 원자폭탄을 개발할 수 있다는 우크라이나 측 보고서 내용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사분야 싱크탱크인 ‘군, 전환, 군축 연구 센터(CACDS)’가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이런 내용이 실렸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맨해튼 프로젝트 때 그랬던 것처럼 간단한 원자폭탄을 만드는 것은 80년 후에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의 원자로 9기에서 채취한 사용후 핵연료봉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사용할 수 있다”고 적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우크라이나 국립전략문제연구소(NISS) 소속 전문가 올렉시 이자크는 “이는 러시아 공군 기지 전체나 집중된 군사, 산업 또는 물류 시설을 파괴하기에 충분할 것”이라며 “정확한 핵 생산량은 다른 플루토늄 동위원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과거 소련 시절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핵무기를 보유했던 나라이기 때문에 핵 전문 지식의 일부를 사용할 수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여기서 추출할 수 있는 플루토늄의 양이 7t으로 추정되며, 이는 수킬로톤(kt) 수준인 전술핵무기를 수백 개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의 핵 무장 가능성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거나 국가 보호를 위해 핵 능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말한 후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키이우는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고 있다”며 “부다페스트 각서의 실패를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라고 말을 바꿨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말 구 소련 붕괴 직후 1000여기의 전략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1994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카자흐스탄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미국, 영국, 러시아가 이 국가들의 안전을 보장해준다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1996년에 핵무기를 포기했다.
이에 대해 헤오르히 티키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전념하고 있고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개발하거나, 보유할 의도가 없다”면서 “우크라이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IAEA는 군사적 목적의 핵물질 사용을 배제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