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심 참모 "사모펀드의 고려아연 인수는 탈(脫)중국 중시하는 미국의 우려 키워"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5.01.1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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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미 국가안보보좌관, MBK파트너스-영풍의 고려아연 적대적 M&A에 대한 깊은 우려 나타내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사진=연합뉴스<br>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적대적 M&A(인수합병)하려는 시도에 대해 미국 핵심인사들도 깊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적대적 M&A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경우 중국에 고려아연 특유의 핵심 자원이 통째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특히 MBK의 주요 출자자에 중국 자본이 들어있다는 점에 미국 주요인사들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 언론 기고문을 통해 "한국의 정련 아연 생산력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라면서 "(한국이) 중국에 매우 매력적인 타깃이자 그들의 자원 무기화 전략에 노출돼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MBK파트너스를 지목하며 "최근 한 사모펀드가 세계 정련 아연 1위 기업인 고려아연 인수에 나섰다"며 "해당 사모펀드의 주요 LP 중 하나로 CIC(중국투자공사)가 포함돼 있어 (고려아연의) 매각이 이뤄질 경우 핵심 광물에 대한 기술이 중국으로 광범위하게 넘어갈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최근 미국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인수에 나선 사모펀드가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하는 일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는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매각이 현실화된다면 미국의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깊은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중국의 자원 무기화 전략을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며 " 미국과 동맹국의 경제 안보를 위협할 뿐 아니라 기술적 종속을 초래하게 될 위험을 두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실제로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인 사모펀드 MBK가 결성한 6호 펀드의 주요 출자 구성은 한국 20%, 해외 80%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중국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5% 이상으로 추정된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지난해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내외 연기금들이 주요 출자자들"이라며 "중국이 5%가 조금 넘는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은 세계 패권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수단으로 자원 무기화 전략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의 이같은 전략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항공 우주산업 등 미래 기술 개발에 필수적인 희귀금속의 수출을 제한해 전 세계 공급망을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두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안티모니, 갈륨, 게르마늄 등에 대한 대미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하는 등 의중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가운데 안티모니는 탄약, 미사일 등 군사적 용도는 물론 반도체와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전략적 금속이어서 특히 관심을 끈다. 이는 국내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이 정한 핵심광물 28개 중 하나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도 안티모니를 전략광물로 관리하고 있다.

안티모니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그야말로 절대적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안티모니 공급량의 절반가량인 약 8만3000톤(t)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중국 투자자가 포함된 사모펀드가 고려아연의 적대적 M&A를 시도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중국의 수출 통제로 안티모니의 글로벌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주요 대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티모니를 생산 및 공급하는 회사로, 연간 생산량이 3600톤에 달한다. 미국 수출도 추진 중으로, 향후 수요에 따라 수출량을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2014년부터 안티모니 사업에 착수한 이후 안티모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이 생산 및 공급하는 안티모니는 Sb(안티모니) 함량 99.95% 이상의 고품질을 유지하고 있어 전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이후 희소금속 회수율을 높이는 전략이 힘을 받으며 안티모니 생산량이 더욱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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