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와 손잡은 영풍의 강성두 사장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홈플러스 사태로 거센 비판 여론에 휩싸인 김광일 MBK 부회장이 고려아연 이사진 후보에 이름을 올리자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줄줄이 반대표를 던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와 유럽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PIRC(Pensions & Investment Research Consultants)는 김광일 MBK 부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건과 관련해 ‘반대’입장을 밝혔다.
북미 기관 투자자들의 참고할 수 있는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 캘퍼스(CalPERS·California Public Employees' Retirement System)와 캘리포니아 교직원 연금 캘스터스(CALSTRS·California State Teachers' Retirement System)도 김 부 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22일 발표한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과다 겸직으로 충실의무를 다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김 부회장을 반대했다. ESG기준원과 ESG연구소, ESG평가원, 아주기업경영연구소도 김 부회장의 고려아연 이사진 진입을 공식 반대했다.
김 부회장의 대표이사로서 홈플러스를 기습적인 기업회생 상태에 놓이게 한 책임에다, 사기 의혹 등을 비롯해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가 진행되면서 고려아연 이사회 진입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 부회장은 여기에 이미 10여 곳의 기업에서 대표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등 주요 직책을 맡고 있어, 제대로 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광일 부회장은 현재 대표이사 1곳, 공동대표이사 2곳, 사내이사 1곳, 기타비상무이사 13곳, 감사위원 1곳 등 총 18개의 직책을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경영 책임이 막중한 기업들을 문어발식으로 동시에 관리하면서 홈플러스 운영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홈플러스 사태에서 드러났듯 MBK는 대규모 차입금으로 회사를 인수한 뒤 투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알짜 재산을 매각하는 등 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면서 “이런 방식을 국가기간산업이자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에도 적용할 경우 국가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고려아연 인수를 위해 MBK와 손잡은 영풍의 강성두 사장 역시 줄줄이 반대표를 받았다.
강 사장의 경우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모두에게서 반대 권고를 받으며, 고려아연 이사 후보로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서스틴베스트는 강 사장에 대해 “(영풍 석포제련소의)환경 및 산업안전 관련 리스크 관리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아 적격성 요건이 결여됐다”고 판단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는 대체로 고려아연 현 경영진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데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MBK·영풍 측 이사 후보들에 대해서는 이사회 독립성 강화 차원에서 찬성을 권고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자문사들은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이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을 하겠다며 제안한 정관 변경안에 모두 찬성을 권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이사 수 상한 설정 ▲분리 선출 가능한 감사위원 수 상향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