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주식가치 45.9% 늘어…증가율 1위
방준혁 넷마블 의장 주식가치 하락률 가장 높아…22.6%↓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1분기 주요 기업의 주식평가액이 1800억원 넘게 줄었다.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높은 관세로 국내 시장은 더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9일 기업 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에 따르면 국내 43개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 변동을 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그룹 총수 43명의 주식재산은 1811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올해 3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을 넘는 그룹 총수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43개 그룹 총수의 올해 1월 초 주식평가액은 57조9212억원이었는데, 지난달 말에는 57조7401억원으로 줄었다.
주식평가액 증감율을 보면 총수별로 보면 올해 초 대비 3월 말 기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45.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의 1월 초 주식평가액은 5175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달에는 755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 1분기 주식재산 증가액만 2376억원을 훌쩍 넘긴 셈이다.
김승연 회장은 3월 말 기준 한화 보통주(1697만 7949주)와 한화 우선주(147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중 한화 보통주의 경우 올해 1월 2일 주가는 2만 7050원이었는데 3월 31일에는 4만 950원으로 최근 3개월 새 51.4%나 크게 오르며 김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두둑해졌다.
하지만 김 회장이 세 아들에게 한화 보통주 주식 중 848만8970주를 증여하기 때문에 향후 김 회장의 주식가치는 절반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김 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승계 자금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한화 지분을 세 아들에게 증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거래 개시가 이뤄지는 시점은 올해 4월 30일이다.
김 회장 외에도 30%대의 주식 재산 증가율을 기록한 총수는 총 3명으로,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이순형 세아 회장 등이다.
43개 그룹 중 올해 1분기 기준 주식재산 증가액이 가장 컸던 총수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었다. 방 의장의 주식 재산은 올해 초 2조5816억원 수준에서 3월 말에는 3조971억원으로 3개월 새 5155억원(20%) 넘게 불었다.
반면 43개 그룹 총수 중 올 1분기 주식가치 하락률이 가장 큰 그룹 총수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준혁 의장은 올해 초 1조489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3월 말에는 8115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3개월 새 주식재산이 22.6%나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장형진 영풍 고문 18.6%↓(1월 초 7023억원→3월 말 5713억원) △정몽준(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 15.3%↓(1조 7985억원→1조 5233억원)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12.6%↓(4917억원→4297억원) △정의선 현대차 회장 11.5%↓(4조 2912억원→3조 7982억원) △구광모 LG 회장 10.5%↓(1조 8119억원→1조 6212억원) 등 5명의 총수가 주식평가액이 10% 이상 줄어들었다.
43개 그룹 중 올 1분기 주식재산 금액이 가장 많이 떨어진 총수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다. 서 회장의 주식재산은 올해 초 10조 4309억원이던 것이 3월 말에는 9조 7770억원으로 3개월 새 6537억원(6.3%↓) 넘게 가장 많이 감소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문제는 올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한 높은 관세 정책으로 인한 피해 여파와 함께 미국과 중국 간 갈등 등이 장기간 진행되고 전세계 무역 갈등 구조도 심화될 경우 국내 주식시장도 침체기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