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DB·현대해상 전년 대비 순위 하락에 자산 감소
보험 부채 할인율 인하로 보험계약 부채가 증가했기 때문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교보생명·DB·현대해상 등 국내 주요 보험사의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순위가 전년 대비 큰폭으로 하락했다. 이들 회사는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을 거뒀지만 보험부채 할인율 하락으로 인해 보험계약 부채 규모가 늘고 공정자산이 감소하면서 순위가 내려앉은 것으로 관측된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전날 공정위가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에서 전년(39위) 대비 8계단 하락한 47위를 기록했다.
해당 순위는 공정자산총액을 기준으로 순위가 매겨진다. 교보생명의 올해 공정자산 총액은 11조1050억원으로 전년 13조2070억원과 비교해 2조1020억원이나 줄었다.
교보생명의 대기업 순위 하락은 지난해 창사 이래 66년만에 최대실적을 거둔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6987억3608만원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교보생명과 함께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에 포함된 DB와 현대해상도 마찬가지로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DB와 현대해상도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을 거둔 바 있다.
특히 현대해상은 올해 81위로, 지난해 68위에서 13계단이나 추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의 공정자산은 6조7100억원에서 5조5580억원으로 1조1520억원 감소했다.
DB는 지난해 35위에서 40위로 5계단 밀려났고, 자산도 15조7140억원에서 14조8320억원으로 8820억원이 줄었다.
현대해상도 지난해 전년대비 33.4% 증가한 순이익 1조307억원의 호실적을 거뒀다. DB의 경우 DB손해보험은 순이익 1조7722억원(전년 대비 15.3%↑)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보험사들의 올해 대기업 순위와 공정자산 총액이 전년대비 하락한 이유는 보험 부채 할인율 인하로 인해 보험계약 부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3년 8월 IFRS17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방안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점진적으로 할인율을 인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보험사들은 장래에 고객에 지급할 의무가 있는 보험금을 보험계약 부채로 인식한다. 통상 미래의 현금흐름은 현재시점 보다 낮게 가치가 산출된다. IFRS17 체제에서는 미래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값을 기반으로 보험계약 부채를 산출하기 때문에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부채의 평가 규모가 커지게 된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시 금융.보험업 영위회사인 경우에는 자본총액 또는 자본금 중 큰 금액을 공정자산으로 정한다. 이로 인해 보험사들은 할인율 하락으로 보험계약부채가 늘면, 자산규모도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92개 기업집단(소속회사 3,301개)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선정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수는 전년 88개 대비 4개 증가했지만, 이들 집단에 소속된 기업체 수는 모두 17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