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재계 첫 회동…“정부와 기업 ‘원팀’ 돼 위기 돌파하자” 한 목소리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5.06.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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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 총수, 이재명 대통령 만나 “경제 위기 극복, 기업 역할 다할 것”
'관세영향권' 수출기업 지원 건의…투자·고용·사회공헌 등 기업 역할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듣던 중 함께 미소짓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의 발언을 듣던 중 함께 미소짓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삼성, SK 등 주요 재계 총수들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민관이 힘을 합쳐 글로벌 복합 위기와 미국의 통상 압박 문제를 함께 극복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대통령 취임 9일 만에 이뤄진 상견례 형식의 이번 간담회 자리에서 재계는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며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돼 위기를 돌파하자고 강조했다.

13일 재계 총수들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마련한 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경제6단체장이 함께한 이날 간담회는 당초 예정됐던 1시간을 훌쩍 넘겨 도시락 식사를 포함, 총 2시간 20분간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이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 대통령이) 표방하시는 실용적 시장주의라는 국정 철학이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경제위기도 대통령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민관이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은 특히 “삼성은 예정된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해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통해 언급한 공정 경제에 대해 이 회장은 “중소기업과 상생을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은 청소년 교육과 청년들의 사회적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라는 제목의 이 대통령 자서전을 언급하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 옆자리에 앉은 이 회장이 “대통령 당선되신 후 자서전을 읽어봤다”고 언급하자 이 대통령이 “아, 그러셨느냐”고 반색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트리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어 “(자서전을 읽고) 우리나라 청소년들, 청년에게 꿈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삼성의 모든 사회공헌 활동은 청소년 교육, 청년들을 어떻게 하면 사회에 빨리 적응시킬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짧게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맨 왼쪽)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맞은 편에 앉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맨 오른쪽)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업인들에게 보여주신 관심에 경제계도 상당히 기대가 크다”며 “앞으로도 기업 목소리에 꾸준히 귀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최 회장은 이어 “새 정부에서 통상·산업 정책을 조율하는 데 고민이 많으실 것”이라며 “기업들도 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 해법을 모색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을 결정할 수 없는 불안한 시간이 계속 흘러서 기업인들이 사업을 결정하거나 투자를 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오늘 자리가 민관이 긴밀히 공조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를 모으는 뜻깊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최 회장은 오는 11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APEC에) 1700개 해외 기업을 유치하려고 하는데, 민관이 원보이스로 협력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주 좋은 플랫폼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특히 “최근 대통령께서 미국, 중국, 일본 정상과의 통화에서 APEC 회의 참석을 요청하신 만큼 APECCEO(최고경영자) 서밋의 성공을 위해 주요한 ‘빅샷’ 기업인들을 초청하려고 노력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윤성혁 산업비서관./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왼쪽 세번째)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된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 도중 고개를 돌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윤성혁 산업비서관./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첨단 분야는 주요 국가들이 자국 중심의 생태계를 강화하며 국가 간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어 이제 기업을 넘어 국가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통상 대응과 공급망 안정화, AI 분야는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새 정부에 대한 바람을 전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제외한 5개 경제단체장들의 의견도 이어졌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최근 미국 워싱턴DC 방문에서 이 대통령의 취임에 대해 기대가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한미일 관계에 대한 기대와 중요성으로 앞으로 할 일이 많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수출입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미국·중국 중심에서 타 국가들과 영역을 넓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보험금융 등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기업의 지속 성장이 중요하다”며 “상속증여세 완화와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에 활력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다만 최진식 회장이 “산업용 전기료 문제를 풀어가야 우리 기업이 글로벌 수준에서 맞춰갈 수 있다”고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여러 가지로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맨 왼쪽)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자동차·부품과 철강 업종은 직접적인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새 정부 출범으로 한미간 관세 협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최소한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에서 협상이 타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새 정부 출범 후 환율이 안정되고 주가도 올라가 기업들도 이제 잘될 것 같다는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제일 중요한 것은 결국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라며 “그 핵심이 바로 경제고, 경제의 핵심은 바로 기업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우리 기업인들, 각 기업이 경제성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자기 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 협조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마주하고 있는 해외 통상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글로벌 공급망 분절 등 통상질서의 대전환기를 겪고 있고 최근 진행되는 글로벌 관세 전쟁이 우리 산업 경쟁력과 수출 기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정부는 국익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아래 실용적이고 유연한 통상정책을 통해 위기 극복에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한 만큼 실무 협의를 가속화하겠다고 이 대통령은 밝혔다.

아울러 정부와 기업이 함께 뛰는 '원팀 정신'을 강조하며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성장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다양한 외교 무대에서 우리 기업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고 국익을 지키는 실용적 통상외교를 펼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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