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News 박관희 기자]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의 반덤핑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2일 ITC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수입이 증가돼 수입물품과 유사하거나 경쟁력 있는 물품을 생산하는 자국내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결정했다. 산업보호를 위해 세이프 가드 조치가 필요하다고 해석한 것이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 급증으로 미국 해당 산업이 상당한 피해를 봤거나 피해가 우려될 경우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량을 제한하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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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미국 ITC가 태양전지 수입으로 자국 산업이 피해를 겪고 있다고 결정했다. [사진=dreamstime] |
미국 태양전지 업체인 수니바의 청원으로 시작된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17일부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고, ITC는 지난달 15일 공청회를 열어 관련 업계와 정부의 의견을 청취했다. 한국 정부도 관련 주무부처는 물론 기업들과 대책회의를 가진 후, 업계 관계자들과 공청회에 참석, 한국산 태양전지가 세이프가드 발동 요건인 '예측하지 못한 급격한 수입 증가'와 '심각한 피해의 원인'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위원회가 4-0이라는 만장일치로 세이프가드를 권고함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이를 실제로 적용할 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을 '악의 축'으로 발표하며, 국내 안보 불안을 조장한 바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 2002년 한국산 등 수입 철강제품에 8∼30%의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이후, 미국에서도 15년간 세이프가드 적용이 없었다.
예측불가한 트럼프가 키를 쥐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지만 미국은 최근 태양광발전 투자 세제 혜택을 연장하는 등 태양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또 미국 태양광 업계 역시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투자 위축, 일자리 감소 등 오히려 자국 산업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아직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종잡을 수 없는 형편이다.
그렇더라도 이번 결정이 시사하는 바는 작지 않다. 한화큐셀은 상당량의 매출이 집중되어 온 시장이 미국이고, 또 LG전자 등도 상징적인 시장이라는 가치로 미국 시장에 대한 마케팅 활동을 공들여 전개해 왔기 때문이다.
내달 한미 FTA 공동위 2차 협상을 앞두고 내려진 이번 결정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 드라이브를 걷고 있는 문재인 정부로서는 또 하나의 악재를 만난 것이라 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ITC가 11월 15일 결과 보고를 한 후 한달내 세이프 가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연말 태양광업계를 주목해야 할 이유이고, 한편으로 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이어 나가기 위한 외교력이 집중되어야 할 시기이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