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경제 사령탑 공백 우려" 민생·대외경제 현안 정책 표류 전망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5.05.0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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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국회에서 본회의 표결 절차를 마친 뒤 회의장를 떠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의 사퇴로 인한 '경제 사령탑'의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반적인 경제정책 방향을 조율하는 경제부총리의 공백으로 시급한 민생현안들에 대응하는 정책 기능도 당분간 표류가 불가피해 보인다.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가 주도하던 대미 관세협상의 향방이 불투명해진 것은 물론 예정됐던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등 굵직한 경제 논의마저도 취소되면서 대외 경제 현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이 같은 경제 사령탑 공백이 향후 차기 정부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재부 당국자는 5일 "경제부총리 직위의 공백에 따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김범석 1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으로서 조직을 무리 없이 이끌겠지만 경제관련 범부처 조율은 다른 차원의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김범석 장관 대행은 지난 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 집행, 통상·인공지능(AI) 지원, 건설경기 보강 등 각종 현안을 거론하면서 "어떤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같은 당부에도 각 부처 장관과의 톱다운 의사결정에는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러 부처에 걸친 정책을 조율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내놓는 메인 창구인 '경제관계장관회의'(경장)부터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경제부처 선임 격인 경제부총리가 없는 상황에서는 회의가 열리더라도 정책 리더십이 분산돼 조율 기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하고 체감물가 관리, 내수 활성화 등 경제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시점에 컨트롤타워 부재는 실물경제의 부담을 한층 키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당국자는 "6월 초 대선까지 한두차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정리할 현안들이 있는데, 현재로서는 불투명해 보인다"고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경제부총리 주재 '대외경제장관회의'나 '대외경제현안간담회'도 차질이 예상된다.

미국발 관세장벽,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외부 충격에 대응하는 주요 소통창구 역할을 해왔지만 당분간 정례적인 논의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일명 F4 회의로 불리는 금융·외환 회의체인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 관련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F4 회의는 12·3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등 와중에서도 금융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응하는 주요 회의체로 자리매김했다.

김범석 장관 직무대행이 지난 2일 'F4 회의'에 참여했지만, 기존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투톱'체제에 비해서는 리더십이 약화 될 수 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가동된 대미 협상채널도 일시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워싱턴DC에서 경제부총리과 협상했던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입장에서는 카운터파트가 없어졌다고 느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되는 한일중 및 아세안+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제58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등에서 예정됐던 한-일, 한-인도 재무장관 회담도 불가피하게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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