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얼굴 빨개진 이유 상세히 설명해 설왕설래도

[인더스트리뉴스 김희선 기자] 제21대 대선 후보자들이 ‘경제’를 주제로 첫 TV 토론을 진행했다. 정책과 비전에 대한 토론보다는 꼬투리 잡기식 정치공세가 난무했다는 평이 나오는 등 열띤 공방이 펼쳐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정권’에 대한 공세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했다.
지난 18일 진행된 대선 후보들의 제21대 대통령 선거 첫 TV 토론에서 이재명, 김문수, 권영국, 이준석 후보가 각자의 경제 철학과 해법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각 후보들은 △서민경제 △미국 관세대응 △정년연장 및 주 4.5일제 △원전-재생에너지 △AI·첨단산업 및 지방규제 완화 △북핵 대응 △미중일 등 주요국 외교통상 대응 등을 주제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는 경제 성장과 민생 안정을 핵심으로 내세웠다. 이재명 후보는 서민과 내수 경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밝히며 국가 주도의 대규모 투자와 복지 확대를 강조했다. 또한 일자리 창출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 확대를 공약했다.
김문수 후보는 시장 중심의 경제 활성화를 주장하며 규제 완화와 세제 개편을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부동산 세제 완와 민간 주도 개발을 통한 주거 문제 해결도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기술 혁신과 스타트업 지원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강조했다. 청년층을 위한 맞춤형 고용 정책과 주거 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권영국 후보는 성장을 외치는 후보들과 달리 불평등을 타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기업 개혁, 최저임금 인상 등을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경제 정책 외에도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개헌 구상안에 대한 언급도 눈에 띄었다. 후보들의 개헌을 통한 정치 개혁의 실현 의지가 다시 불붙은 것이다.

내란 종식이 먼저라고 언급하던 이재명 후보는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하며 대통령 책임을 강조하며 현직 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대통령 임기 3년 단축’을 내놓으며 정치권의 책임을 높이고 국민의 선택권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격도 적지 않았다. 토론회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커피 한 잔 팔면 8,000~1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알아보니 120원이었다"고 발언한 것과 예약금이 마을 상인들에게 돌다가 환불돼도 경제가 살아난다는 논리인 ‘호텔경제론’에 대해 공격했다.
이준석 후보는 호텔경제론을 한계소비성향을 언급하며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발언에 대한 집중 공세를 퍼부은 후보들을 향해 “말에는 맥락이 있는데 말을 빼내어서 왜곡하는 것”이라며 “극단적으로 단순하게 설명한 것인데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적극 반박했다.
권영국 후보는 이재명, 김문수 후보에 대한 맹공을 이어갔다. 먼저 김문수 후보를 향해 비상계엄 책임론과 내란 옹호 등으로 출마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영국 후보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두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이재명 후보에게도 비판을 이어갔다.
내세운 정책과 과거 발언 등으로 후보들 간 신경전이 오갔던 첫 TV 토론회를 마친 후 정치권에서 다양한 평가가 나왔다. 토론회에 참석했던 후보자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평을 남겼다.
이재명 후보는 페이스북에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깊이 고민하고 소통한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우리 사회가 당면한 현실적 과제와 미래 비전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준석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후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이준석 후보는 “얼굴이 빨개서 걱정해 주신 분들이 많다”며 “사실 유세하느라 목이 안 좋아서 염증약을 많이 처방받아서 먹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앞서 온라인에서는 토론 중 이 후보의 얼굴이 유독 붉어진 것처럼 보이자 화제가 됐다. “왜 이 후보 얼굴만 붉냐” “흥분했나” 등의 반응에 직접 설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방송을 많이 해 경험이 풍부한 이준석 후보이지만 첫 대선 토론회라 긴장해서 그것이 겉으로 나타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권영국 후보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론회에 대한 자평과 앞으로의 각오를 남겼지만 김문수 후보는 별도의 메시지를 남기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도 TV 토론회에 대한 후보별 평가는 뜨거웠다.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평가로 “무난하게 방어하는 정석적 1등 후보의 토론 방식”이라는 평이 등장했다.
다른 한 게시판에서는 토론회에서 권영국 후보가 우세했다는 평도 나왔다. 다만 권영국 후보가 김문수 후보의 악수를 거절한 것을 두고는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김문수 후보에 대해서는 ‘옛날 정치인’이라는 반응과 함께 현안에 대한 파악이 부족하다라는 평이 나오기도했다. 이준석 후보는 상대 공격에 대해 열을 올린다는 평가 함께 단일화에 대한 촉구 반응이 보여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후보들의 특색이 잘 드러나며 개헌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네거티브 공방이 불편했다’, ‘후보별로 색깔은 있지만 깊이는 아쉬웠다’라는 등 여러 가지 평들이 뒤섞였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체적으로 후보들의 색깔이 잘 보인 토론회였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초반 이재명 후보의 여유로움이 좋았고 이준석 후보는 날카로운 질문 속에서 본인이 굉장히 잘 표현됐다”며 “남은 토론회에서 조금 더 자신들의 입장을 가지고 달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선 후보들의 토론회는 오는 23일(사회), 27일(정치) 분야 두 차례가 더 예정된 가운데, 토론에서의 발언 하나하나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후보들 간 지지율에 미세한 심경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