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와의 협업 등을 고려한 사전 조치
빗썸, 상표권 10건 출원…코빗, 출원 준비 중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대거 출원하며 관련 시장 선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뒤이어 빗썸이 10건의 상표를 출원했고, 코빗도 상표권 출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 3일 'KRWUB', 'UBKRW', 'KRWUP', 'UPKRW' 등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암시하는 상표를 포함해 총 85건을 특허청에 출원했다. 이들 상표는 원화(KRW)와 업비트(Upbit)를 상징하는 ‘UP’, ‘UB’를 결합한 형태로, 자사 브랜드와 스테이블코인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출원된 상표는 원화 외에도 미국 달러(USD), 유로(EUR), 일본 엔화(JPY) 등 주요 법정통화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주요 가상자산과 결합한 형태도 포함돼 있어 단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넘어 파생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두나무 관계자는 “향후 규제와 법 체계 정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련 상표를 먼저 출원한 것”이라며 “네이버페이와의 협업 등을 고려한 사전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두나무는 네이버페이와 함께 원화 스테이블코인 개발을 위한 협력 방침을 밝힌 바 있으며, 이번 상표 출원은 관련 계획을 구체화하는 행보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두나무와 네이버페이 양측은 관련 법과 제도가 정비되면 본격적인 논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한편 빗썸도 지난 4일 'SOLIDKRW', 'KRWSTABLE', 'BithumbKRW', 'SolidWON' 등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 10건을 출원하며 시장 진입을 알렸다. 코빗 역시 상표 출원을 준비 중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인 원화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시가총액 1위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가 1달러와 1대1로 연동되듯, 1코인이 1원화 가치를 가지도록 구현된다. 이러한 구조는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해 결제나 송금 등 실물 경제에서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페이의 1포인트를 스테이블코인 1개와 연동해 현금처럼 사용하는 방식도 가능해진다. 업계는 두나무가 거래소 운영 경험과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유통, 관리 등 생태계 전반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두나무는 인프라, 유통망, 디지털 자산 기반의 금융상품을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모두 갖췄다”며 “바이낸스나 코인베이스처럼 단순 거래를 넘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두나무가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발의된 디지털자산 기본법에 따르면 자기자본 5억 원 이상을 보유한 국내 법인은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어 향후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