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헬스케어 법인 청산에 불편한 헬스케어 기업들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4.12.2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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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헬스케어 이사회서 법인청산 결의…내년 상반기 사업종료
4대 신성장 동력 중 하나의 축에서 3년 만에 쓸쓸한 퇴장
헬스케어 기업 91곳 3분기 총매출 전년동기 대비 10.8% 늘어
이훈기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 출시 기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2023.9.14. 사진=연합뉴스
이훈기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 출시 기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2023.9.14.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국내에 상장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매 분기 평균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롯데는 관련 사업을 접기로 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2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 이사회는 2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법인 청산을 결의, 내년 상반기 중으로 헬스케어 사업을 마무리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롯데헬스케어의 주요 서비스는 이달 31일 모두 종료된다.

롯데에게 헬스케어 사업은 불과 3년전만 하더라도 그룹의 주요 ‘미래 먹거리’로 꼽히며 중점 사업으로 각광받았다.

실제 롯데헬스케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쟁력 확보를 주문하며 거론한 4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의 축이었다.

앞서 롯데지주는 2022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바이오, 헬스케어를 롯데의 신성장동력이라고 공식화했다. 회사측은 이어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은 롯데지주가 직접 투자하고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신 회장은 같은해 5월 신성장 테마인 헬스 앤 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부문을 포함해 화학·식품·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에 5년간 총 37조원을 투자하겠다고도 발표했다.

그렇게 롯데헬스케어는 롯데지주로부터 700억원을 출자받는 등 그룹의 든든한 후원을 받으며 2022년 4월 출범했지만 3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됐다.

롯데헬스케어는 법인 출범 후 적자를 이어가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는 2022년 112억원, 2023년 22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도 지난해 8억원에 불과했다.

롯데지주는 "헬스케어 시장 환경과 사업 방향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후 개인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지속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사업 방향을 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법인 청산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롯데헬스케어가 25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테라젠헬스 또한 매각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해 유전자 검사 전문 업체인 테라젠헬스케어와 51대 49의 지분으로 테라젠 헬스를 설립했다. 하지만 롯데헬스케어가 정리 수순을 밟으며 테라젠헬스 또한 실제 기업가치 대비 낮은 가격에 매각될 전망이다.

 

◆ “헬스케어 시장 침체 아닌 롯데의 유동성 위기가 문제”

하지만 일각에서는 롯데가 헬스케어 사업을 접으며 언급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지속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은 현 헬스케어 시장 상황과 부합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가 국내 주요 헬스케어 상장 기업들의 경영 상황을 조사·분석한 '2024년 3분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 91곳의 올해 3분기 총매출액은 8조400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성장성(매출액 증가율)도 전년동기 대비 약 17%p로 크게 개선(2023년 3분기 2.1%→2024년 3분기 19.1%) 됐다.

매출구조 역시 전년동기 대비 내수 12.6% 및 수출 7.2% 증가하며 국내외 매출 모두 성장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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