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스틴베스트, 고려아연 지지의견 "MBK, 현 경영진보다 경영능력 나을지 의문"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ISS와 함께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글래스루이스가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최윤범 회장 등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변경 안건과 이사 수 상한 설정에 찬성을 권고했다.
최근 국내외 의결권 자문 기관은 대체로 최윤범 회장 등 고려아연 경영진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자문기관인 ISS는 최윤범 회장 측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에는 반대하면서도 이사 수 상한 설정에 대해서는 찬성했다. 국내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한국ESG평가원은 두 안건 모두 찬성할 것을 권고해 현 경영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글래스루이스는 이날 오전 기관투자자들에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를 보내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변경 안건과, 이사 수 상한 설정 안건에 대해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두 안건은 최윤범 회장 등 현 고려아연 경영진이 임시주총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제시한 묘수로 평가받는다. 반대 측인 영풍·MBK파트너스는 두 안건에 반대하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시 선임되는 이사 수 만큼의 의결권을 주주들에 부여하는 방식으로, 특히 소수주주들의 의결권이 강화돼 대주주의 전횡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로 평가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임시주주총회에서 우선 해당 제도 도입을 위해 정관을 변경한 후 이어지는 신규이사 선임에 집중투표제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글래스루이스는 또 이사 수 상한 설정에 찬성하면서, 적정 이사회 정원을 19명으로 제안했다.
글래스루이스는 보고서에서 "현재로서 영풍·MBK가 요구하는 실질적인 이사회 개편을 지지할 근거가 불충분하다"면서 "지난 몇 년간 고려아연의 재무·경영 성과는 최윤범 회장의 리더십을 비롯해 동종 업계 대비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글래스루이스는 또 고려아연이 일반공모 유상증자 시도로 비판받았지만 결국 유증 계획을 철회했고,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회 의장 독립 등 여러 지배구조 개혁을 약속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주주들의 우려에 대한 대응력을 보여줬다"며 호평을 내놓았다.
반면 영풍·MBK 연합에 대해선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전략적 방향과 자본 배치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이들의 근본적인 동기, 특히 영풍의 거버넌스 이력과 영풍의 이해관계가 고려아연 다른 주주들의 광범위한 이해관계와 일치하는지 여부에 관한 의문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임시주총을 앞두고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안 분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체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자문사들은 공통적으로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현 경연진의 재무경영 성과와 최근 지배구조 개혁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앞서 국내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역시 13일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 설정’ 등에 관한 정관변경 안건에 찬성을 권고하면서 “(고려아연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2024년 순이익 회복으로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호평했다.
반면, MBK에 대해서는 “MBK가 회사 본업에서 기존 경영진을 대체할 정도로 더 나은 경영 능력을 갖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일 글로벌 자문기관 ISS는 집중투표제 도입은 반대, 이사 수 상한 설정은 찬성을 권고했는데 이마저도 사실상 최윤범 회장 등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ISS가 이사 수 상한 설정에 찬성하면서 적정 이사수를 16명으로 제시했는데, 이를 통해 신규 선임 되는 이사수는 최대 4명으로 제한된다. 신규이사 14명 해 이사회를 재편하려던 영풍·MBK 측의 의도가 사실상 차단 된는 셈이다.
한국ESG평가원도 지난 7일 주주총회 의안 분석 자료를 내고 “고려아연의 장기지속성장과 주주권익 측면에서 현 경영진 측이 보다 바람직하다”며 현 경영진에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