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메디트 2년 적자에도 900억 배당 밀어붙여
  • 김기찬 기자
  • 승인 2025.04.0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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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트, 899억 원 배당금 지급…배당금 대부분 MBK 주머니로
MBK, 메디트 인수 이후 적자 늪 빠트려… 2년 연속 적자 기록
메디트, '홈플러스 사태' 되풀이? 메디트 재무구조 급격히 악화
MBK파트너스 CI./사진=MBK파트너스
MBK파트너스 CI./사진=MBK파트너스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UCK파트너스가 메디트 인수를 위해 만든 디지털덴티스트리솔루션홀딩스주식회사가 자회사인 구강스캐터 솔루션 기업 '메디트'로부터 900억원에 육박하는 배당금을 수령했다.

MBK의 메디트 인수 이후 메디트의 실적이 바닥을 치고 있는데도 수백억원의 배당금을 받아가 MBK 특유의 차입매수와 알짜 자산 및 현금 빼가기가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최근 메디트는 지난해 899억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메디트 대주주는 디지털덴티스트리솔루션홀딩스(이하 디지털덴티스트리)와 우리사주조합 등으로, 지분 99.46%를 보유한 디지털덴티스트리가 압도적인 지배력을 행사한다. 메디트의 배당금도 대부분 디지털덴티스트리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디지털덴티스트리솔르션홀딩스는 2023년 초 MBK가 5호펀드를 통해 메디트를 인수하기 위해 2022년 말 설립한 주식회사다. 현재 MBK 최대주주이자 대표업무집행자(대표이사격)인 윤종하 씨가 디지털덴티스트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윤 대표는 메디트를 인수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문제는 메디트가 지난해 수백억원의 손실을 기록한데다 MBK파트너스 인수 후 2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 메디트는 53억원의 영업적자와 2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메디트의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67억원에 불과한데도 5배가 넘는 배당이 이뤄진 셈이다. 

현금 창출력을 크게 초과하는 돈을 최대주주에 지급하면서 메디트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136억원에서 683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2023년 말 11%였던 부채비율도 2024년 말 53%로 5배 가까이 상승했다. 

MBK가 대규모 배당을 가져간 것은 2023년 메디트 지분 99.46%를 2조4000억원에 인수할 당시 9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일으킨 탓에 이자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MBK가 우리은행 등으로부터 인수금융을 조달할 당시 금리는 연 7%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1년에 내야할 이자만 약 630억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PEF는 보통 펀드 투자금과 인수금융을 합쳐 회사를 인수한 뒤 회사에서 배당으로 자금을 빼내 인수금융 이자를 갚는다. 이자를 내고도 남을 금액을 적자기업으로부터 받아간 것이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 사태'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며 차입매수에 대한 비판이 거센데도 MBK측이 아무런 반성 없이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로 MBK식 차입매수와 단기이익회수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며 ”메디트 역시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내부 자산을 밖으로 빼나가면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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