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각국 정부가 대규모로 늘린 재정지출이 물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한국은행이 주최한 ‘경제 구조 변화와 통화정책’ 국제 콘퍼런스에서 하버드대 로버트 배로 교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국의 2020~2021년 정부 지출 증가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동안 GDP 대비 정부 지출이 증가한 만큼 각국의 헤드라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8%,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는 0.84%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로 교수는 “재정지출 확대가 팬데믹 이후 높아진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행사에서 찰스 에반스 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연준(Fed)의 통화정책 역할에 대해 “금리 조정이라는 단일 수단으로 물가와 고용을 동시에 안정시켜야 하는 구조 자체가 이미 도전적”이라며 “여기에 금융안정까지 목표로 더하는 것은 정책 충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 불안 대응에는 비(非)통화정책 수단이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반스 전 총재는 또 “팬데믹을 계기로 특정 품목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중 사이에서 ‘화폐 환상’ 현상이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일부 품목 가격 상승을 중앙은행의 정책 실패로 오해하고 개별 품목 가격 안정까지 중앙은행이 책임져야 한다고 기대하는 경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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