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태양광 산업의 확대는 이제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수면 위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수상태양광은 한정된 육상 공간의 대안이자, 환경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수상태양광 보급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댐 유휴수면을 활용한 사업을 통해 수상태양광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확보해왔다. 특히,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사업 모델과 PPA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는 주민수용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태양광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한 사례가 되고 있다.

본지는 K-water 임승현 태양광사업부장을 만나 수상태양광 주요 사업 내용과 전략, 그리고 국내 수상태양광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임 부장은 “2011년 합천댐에 100kW급 실증 플랜트를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세계 최초로 500kW급 댐 수상태양광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합천댐, 소양강댐 등 다목적댐을 중심으로 수상태양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K-water는 수상태양광 사업 활성화를 위해 국가연구과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기술기준 정립과 제도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상태양광 사업 관련 추진 전략은?
K-water는 댐 주변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해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주민참여형’ 수상태양광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최근에는 국내 수출기업의 RE100 이행이 녹색무역장벽으로 작용함에 따라, 이를 지원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직접전력구매계약(PPA) 사업모델을 합천댐 수상태양광 2단계 사업에 도입했다. 이처럼 사업모델의 다각화를 통해 수상태양광 보급 확대에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
임하댐 수상태양광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업 소개와 추진 사항은?
임하댐 수상태양광 집적화단지 사업은 2021년 국내1호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로 지정됐으며, 안동시 임동면과 임하면의 33개 마을 주민 약 4,400명이 참여하는 주민참여형 사업이다. 발전 용량은 47.2MW로, 국내 댐 설치 수상태양광 중 최대 규모다.
수상태양광 블록 디자인은 안동의 지역 특색을 반영해 무궁화와 태극기를 형상화했으며, 야간 경관조명을 도입해 관광 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다. 2023년 전기사업허가 당시 전력망 보강이 조건으로 붙어 사업 지연 우려가 있었으나, K-water는 ‘임하수력-수상태양광 교차발전’ 방안을 제시해 2024년 국내 최초로 승인을 받아 조기 착공에 들어갔다. 현재 연내 상업 발전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임하댐 수상태양광은 K-water의 태양광 사업 추진에 어떤 의미가 있으며, 향후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임하댐 수상태양광 집적화단지 사업은 입지 발굴과 주민 의견 청취 등에서 지자체인 안동시가 사업계획을 주도하는 사업 실시기관으로 참여했고, K-water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수상태양광을 설치하는 사업시행자로 참여했다.
이 사업은 지자체 주도로 추진된 만큼 주민수용성을 높일 수 있었다. 사업계획 단계부터 건설단계까지 지자체와 긴밀히 협업함으로써 지역사회 및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었으며, 집적화단지로 인정받아 최대 0.07의 REC 가중치를 적용받게 됐다. 이를 통해 연간 약 2.8억원의 추가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게 됐다.
향후에도 주민 수용성 제고를 위해 시설용량 40MW 이상의 대규모 사업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우선 협의해 집적화단지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주민참여 혹은 주민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과 소통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K-water는 주민참여형 사업을 추진할 때, 계획단계부터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있다. 건설단계에서는 주민참여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위해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운영단계에서는 지역주민과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발전시설운용협의체를 사업 전 기간에 걸쳐 운영함으로써, 수상태양광발전소의 운영 결과 등을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수상태양광의 핵심 이슈는 수질 관리와 생태계 보호다. K-water는 이에 대해 어떤 기준과 조치를 마련했나?
K-water는 용수공급과 홍수조절 등 공익적 기능을 최우선으로 하며, 댐 본연의 기능과 목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상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 합천댐 실증 플랜트 설치 이후 10년 이상 지속한 모니터링을 통해 환경영향을 관찰해 수상태양광의 환경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이는 세계적으로 유일한 장기 모니터링 사례다.
현재 △합천 △보령 △충주 △소양강 △군위 △임하 등 6개 댐에서 동일 기준에 따라 환경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며, ‘수상태양광 환경모니터링 업무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그 결과 수질과 퇴적물에 부정적 영향은 없었고, 어류는 발전시설이 서식처 역할을 하며 종과 개체수가 증가하는 긍정적 효과도 나타났다.
K-water는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수생식물을 식재하고 수초섬 조성과 연계해 사업을 추진해 생태계 보전에도 힘쓰고 있다.

국내 수상 태양광 사업 확대를 위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무엇인가?
국내 수상태양광 확대를 위해서는 주민수용성 확보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주민참여형 가중치, 집적화단지 지정, 주변지역 지원사업 등 다양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RPS 제도에 한정돼 직접PPA 등 다른 사업모델에는 적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수상태양광은 공공재인 댐이나 저수지 등 수면 공간을 활용해 이해관계자가 많고, 기존 제도만으로는 수용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 이에 K-water는 수상태양광에 특화된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정부·산업계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전력망 포화로 인해 신규 사업 개발이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전력망 확충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K-water의 향후 태양광 사업 중점 추진 사업 내용과 계획은?
K-water의 향후 중점 추진 사업은 ‘합천댐 수상태양광 2단계 사업(20MW)’이다. 이 사업은 국내 수출기업 지원을 위한 정부 정책에 부응해 기존 주민참여형 사업 모델에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도입한 ‘지역·기업 상생형’ 모델로 추진된다. 이를 통해 국내 수출기업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해 RE100 이행을 지원하고 수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