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고작 3명↑" 확연히 둔화된 100대 기업 女 사외이사 증가세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5.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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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이사 포함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전년 대비 0.2%포인트 감소
"법에서 정한 최소인원만 채우려다 보니 이사 증가세 한계점 봉착"
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 인원 변동 현황/ 자료 = 유니코써치
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 인원 변동 현황/ 자료 = 유니코써치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에서 활약하는 여성 사외이사는 전년 대비 3명 늘어난 110명으로 나타나 증가속도가 확연히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이사까지 포함 전체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전년대비 0.2%포인트 떨어졌다.

22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1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2023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 기준이고, 사외이사 현황은 2024년 3분기 보고서를 참고해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전체 사외이사 인원은 454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110명으로 24.2%를 차지했다.

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는 지난 2020년 35명(7.9%)→2021년 67명(15%)→2022년 94명(21%)→2023년 107명(23.7%) 수준을 보이며 매년 두 자릿수 인원 증가를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고작 3명, 0.5%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여성 사외이사를 1명 이상 배출시킨 기업은 모두 90곳으로 전년(88곳) 대비 2곳 늘어났다.

유니코써치는 여성 사외이사 증가 둔화에 대해 “상당수 대기업이 여성 등기임원을 법률에서 정하는 최소 인원만 채우려다 보니 이사회에서 활약하는 여성 등기이사 증가세가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분석했다.

2022년 8월부터 자산 2조원이 넘는 기업에서 이사회(사내이사+사외이사)를 구성할 때 특정 성별(性別)로만 채워서는 안 된다는 관련 법 규정이 본격 시행되면서, 2021년과 2022년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전년 대비 5%포인트 넘는 증가세를 보여왔다.

그러던 것이 2023년에는 전년 대비 2%포인트대로 낮아졌고, 작년에는 이전해 대비 1%포인트 미만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00대 기업 전체 여성 사외이사 110명의 출생연도를 살펴보면 1964년생·1971년생·1972년생이 각각 8명씩으로 가장 많았다.

1964년생 중에는 ▲강정혜 LG디스플레이 ▲이행희 포스코인터내셔널 ▲최윤희 현대차 사외이사 등이 포함됐고, 1971년생 중에는 ▲강수진 LG전자 ▲남혜정 롯데케미칼 ▲정소민 기업은행 사외이사 등이 동갑내기인 것으로 파악됐다.

1972년생에는 ▲한애라 SK하이닉스 ▲김연미 이마트 ▲윤종원 GS리테일 사외이사 등이 같은 해에 태어났다.

1980년대생 여성 사외이사에는 ▲김정연(1980년) 한화손해보험·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현낙희(1980년) 한화오션 ▲인소영(1981년) DL이앤씨 ▲전미영(1981년) 롯데쇼핑 ▲최자원(1981년) BGF리테일 ▲박소라(1983년) E1 ▲이현주(1985년) 지역난방공사 사외이사가 포함됐다.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김정연 사외이사는 1980년대생이면서 100대 기업 내 2곳에서 이사회에 참석하는 유일한 여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동일인이 100대 기업 내 2곳 이상에서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여성 임원도 1980년생인 김정연 사외이사를 포함해 11명으로 파악됐다. 해당 여성 사외이사에는 ▲김성은(한국전력공사, HD현대미포) ▲여미숙(LG에너지솔루션, CJ대한통운) ▲이아영(한화솔루션, 지역난방공사) ▲이은형(S-Oil, 두산에너빌리티) ▲이인실(한화생명, 삼성SDS) ▲이젬마(미래에셋증권, HMM) ▲조승아(현대제철, KT) ▲조혜경(삼성전자, 현대건설) ▲조화순(기아, LG화학) ▲황덕남(고려아연, 롯데웰푸드) 사외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활약하는 110명의 여성 사외이사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학계 출신이 51.8%(57명)로 최다였다. 다음으로 재계(19.1%, 21명)와 법조계(18.2%, 20명) 출신 순으로 높았다.

이중 여성 사외이사 중에서는 ▲박순애 前부총리겸 교육부장관(KG모빌리티) ▲정현옥 前고용노동부 차관(풍산) ▲이인실 前통계청장(한화생명) 등이 장·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사내이사까지 포함한 100대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 이사 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5.7%(전체 766명 중 120명)으로 오히려 전년(15.9%)대비 0.2%포인트 줄었다.

2020년 5.2%→2021년 9.2%→2022년 13.7%→2023년 15.9%로 꾸준히 증가해오던 여성 임원 비율이 지난해 감소로 돌아선 셈이다.

유니코써치는 “100대 기업의 경우 이미 상당수 기업에 여성 사외이사 법률로 정한 여성 임원 1명씩은 채워진 상태고, 사내이사로 진출하는 인원은 손에 꼽다 보니 2~3년 내 여성 등기임원 20%를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경희 유니코써치 전무는 “대기업 등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하려고 할 때 법적 요건과 직무 전문성을 갖춘 여성 인재가 제한적이다 보니 여성 인재풀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투명하고 신뢰받는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다양한 산업과 직무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여성들이 사외이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후보군을 체계적으로 확대하고 관리하는 방안 함께 사외이사 영입 이후에 전반적으로 이사회 구성원 전체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교육과 평가 등도 강화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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